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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표수희 Mar 02. 2022

당신은 지금 먹구름입니다.

혹은 먹구름 상태라 부릅니다.

그녀가 떠나고 일주일 정도쯤 지났을까.

그는 별 다른 점을 느낄 틈 없이 지냈다.

가끔은 웃었고

가끔은 바빴고

친구들은 그를 불러내기를 계속했다.


좋아하는 기타를 연주했고

하기 싫은 회사일도 밤새 했고

다들 그를 보며

'생각보다 상태 괜찮네?'라고 

떠들어댔지만,


사실 그는 지금 '실감'을 

못 하고 있을 뿐이다.

그녀와 이별하기 보름쯤 전부터

그녀는 뭐가 바빴는지 

만남은 고사하고 연락도 뜸했다.

늘 들리던 그의 공간에 그녀의 발길이 닿지 않았다.

너무도 눈치 못 채게 

서서히 언제부턴가 

뜨거운 날의 구름이 

조용히 떠다니듯이


그냥 그렇게 바쁜 그녀와 만나고 있다고

그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지금도 바빠서 연락을 못 하고 있노라.



그렇게 별 일 아닌 듯 하루를 써내다,


그러다


한 방에 '툭'.

모든 것이 떨어지는 순간이 

찾아올 것이다.

마치 깨어나고 나서야 

"아, 꿈이었구나." 깨닫는 

어느 아침처럼.



그녀라는 꿈을 깨고


어느 날 '툭'.

심장을 '쿵'.

내리 칠 것이다.


그는 지금 자신이 자신이 

얼마나 무거운지 잘 모르며

신나게 돌아다니는 먹구름이다.


언젠가의 비를 모른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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