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와 작곡을 병행하겠다는 나의 야심찬 계획은
'어떤 주제로 가사를 쓸 것인가?'로 고민하며
꾸벅꾸벅 졸다가 잠이 든 것으로 끝이 났다.
그래서 오늘 일과를 마치고
음악 편집 프로그램을 켰는데
어제 만든 1분 짜리 싸비 (후렴) 부분에서
귀에 거슬리는 게 있었다.
드럼 루프 중 하나였는데,
드럼 소리도 아니고
쉐이커 소리도 아닌 것이
놔두자니 귀에 거슬리고, 그렇다고 이걸 빼자니
차라리 이펙트를 걸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펙트 걸기 시작하면
이것저것 다 해보느라
시간이 엄청 흘러갈 게 뻔하므로
이럴 땐 다 지우는 게 상책이다 싶었다.
그래서 그걸 지우고
컬러풀한 악기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는
음악 편집 프로그램 스크린을
멍 때리며 보고 있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라틴 음악의 특성 중 하나는
코드 프로그레션이 복잡하지 않고
의외로 단순하다는 것이다.
또한, 생각보다 가사 부분이 너무 많아서
일단 싸비 부분을 좀 더 보강해보고
거기서 느끼는 삘(?)을 받으며
가사 작성을 시도해 보기로 계획을 수정했다.
그리고 지난 번 귀에 거슬렸던
베이스 사운드는 아예 삭제하고
음원 싸이트에서 가장 단순한 코드가 섞인
루프를 몇 개 비교해보다가
그 중 몇 개를 골라서 내 음악에 집어넣었다.
그리고 나서 들어보니
이번엔 킥 드럼 소리가 너무 퍼지는 느낌을 받았다.
'뭔가 쫀쫀하고 약간 날카로우면서도
이펙트가 들어가지 않은 건 없을까?'
또 음원 사이트를 뒤져보다가
'가만, 난 지금 K-POP 이나 EDM 음악을
만드는 게 아니라 라틴 음악이었지....'
라는 게 생각났고
'음악을 만들 때,
반드시 그 장르에만 어울리는 악기만을
사용하라는 법은 없다'
라는 어느 스승님의 가르침이 생각나서
드럼 루프를 두어 개 정도 선택해서
이리저리 짤라 붙였다.
그리고 나서 보니 얼추 비트 부분은 된 것 같은데
역시 쉐이커가 문제였다.
그래서 다시 음원 싸이트를 뒤져보다가
라틴 비트에 가장 잘 어울릴만한 쉐이커를
하나 골라서 내 음악에 추가했다.
앞으로 기타 소리도 추가해야 하고
다른 악기도 추가해야 하지만
오늘은 이걸로 일단락 하기로 했다.
그럼 다음엔 뭘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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