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새삼 느끼는 점이지만
이 음악 만드는 걸 업으로 삼는 사람들이
정말 존경스럽다.
어떻게 보면
꽤나 지루하고 반복적인 작업을 거쳐서
하나의 곡으로 완성되는 그 과정 자체가
결코 쉬운 게 아닌데
그걸 해내는 사람들은
감히 나처럼 아마추어 뮤지션을
어설픈 솜씨로 흉내나 내고 있는 나에겐
정말 능력자들이라고 불릴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이 필러 때문에 어제 시간날때마다
이것 저것 다른 필러를 대입시켜 보느라
꽤나 많은 시간이 흘렀고
결국은 항상 뭔가 잘 안 맞는다고 생각했던
필러 하나를 아예
통째로 들어내는 걸로 마무리 지었다.
이럴 바엔 처음부터 그렇게 할 걸...
그리고 나서 보니
멜로디와 같이 가야 하는 베이스 음 중
어떤 마디 하나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좀 길게 들렸다.
뭐 그냥 놔둬도 무방한 부분이긴 하지만
그 마디에 들어가는 필러를 생각해보면
그 한 마디 전체를 베이스 음으로 깔 경우,
그 필러 소리가 잘 안 들리기 때문에
베이스 음 길이를 좀 줄여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스네어 박자에 맞춰서 베이스 음 길이를
좀 줄이고 나서 들어보니
그런 대로 박자는 얼추 맞아 떨어졌다.
그렇게 해서 일단 MR은 어느 정도 완성했는데
이제는 미뤄왔던 작사 부분을 챙겨야 할 때가 됐다.
차라리 멜로디 라인이 제대로 잡혀 있는
작곡을 먼저 했었어야
거기에 맞춰서 작사를 하기 좀 수월할 텐데,
난 지금 기본 멜로디와 베이스 음만 잡아놨지,
정작 어떤 형태로 작사를 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뚜렷한 감이 오지 않는 상황이다.
'후렴'구 부터 먼저 해봐야 하나...
아니면, 인트로부터 차례차례 생각해봐야 하나...
지난 번에 발라드 풍 곡 작사를 할 때는
그만하면 곡 테마와 작사 과정이
무난하게 흘러갔는데
이번 곡은 주제는 어렴풋이 잡아놓긴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작사를 해야 할지
정말 앞, 뒤가 꽉꽉 막힌 상태다.
다른 말로 하자면,
흡사 종잇장을 한 장 꾸깃꾸깃하게 뭉쳐서
쓰레기통에 농구공 던져넣듯
던져놓고 난 후, 그걸 멀뚱멀뚱
바라만 보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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