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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성적인 회사원 Jun 25. 2023

[6] 스승님께 첫날 배운 거 정리

첫 날이지만 많은 것을 느낀 하루였다

스승님 말씀대로 습관적으로 보고 싶은 유튜브를 보지 않고, 오늘 배운 것을 정리하기 위해 수첩을 열고 팬을 들었다. 




무언가를 적으려고 하는데, 계속 팬을 놓고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는 나 자신이 있었다. '늘 하던 유튜브 시청을 안 하려고 하니 불안해지는 것인가??'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리고 내가 핸드폰과 유튜브에 중독되어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이를 깨닫고 나니, 핸드폰을 하려고 하는 나의 마음을 점점 객관적으로 보게 되었다. 




아!! 이게 스승님이 계속 말한 'Fall in'이구나!!




내가 지금 유튜브와 핸드폰에 Fall in 되어 있는 상태이구나!! 그럼 Fall in이라는 게 중독되어 있다는 뜻인가?? 유튜브와 핸드폰을 생각하면 그게 맞다. 하지만 스승님이 나에게 이런 말도 하였다. "가해자를 이제 마음속에서 보내주라고. 더 이상 가해자에게 Fall in 되어 있지 말라고" 말이다. 




음... 내가 가해자에게 중독된 것은 아니니, "fall in = 중독"이라고 표현하기는 애매한걸. 굳이 표현하자면 그렇게 표현을 할 수는 있으나 어감이 좋지 않았다. '가해자에게 중독되었다?' 이건 이상하다. 이것은 나중에 다시 물어봐야겠다. 




아까 나를 객관적으로 보고 있는 내가 있다고 말했는데 좀 더 이야기해보겠다.




유튜브를 보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는 나를 바라보는 내가 있었다. 한발 물러서서 나를 보는 느낌이다. 참 신기한 기분이다. 드라마나 영화를 보는 느낌으로 나를 보고 있다고 해야 할까나??. '낑낑 대면서 유튜브를 안 보려고 하는 나'를 말이다. 나 자신이 우스꽝스럽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였다. 




'나 자신을 3인칭으로 보는 느낌'이라고 정의하는 게 좋겠다.




이렇게 나 자신을 3인칭으로 보다 보니, 행동하기가 수월해졌다. 일단 핸드폰을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두어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그래서 전원을 끄고 가방 속 깊은 곳에 넣어두었다. 누가 보면 단순하게 보일지 모르겠지만, 정말 힘든 결정이었다. 




역시 나 자신과의 싸움이 제일 힘들다. 헉헉...  다시 수첩을 열고 팬을 들었다.






■ 6/25일 일요일 첫 상담 내용


1. Fall in 개념을 배워야 한다. 나에게는 정신분석의 전문가인 프로이트의 '내면의 아이'도, 아들러의 '미움받을 용기'도 적용이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벼랑 끝까지 다녀온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상은 평균적으로 힘든 사람에게는 큰 도움이 되지만, 나는 평균을 벗어나 있다. 




2. 사람은 돈을 써야 행동을 한다. 그동안 내가 많은 정신의학 관련한 유튜브와 책을 보았지만 나아지지 않은 이유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끄덕끄덕만 하고 실천하지 않은 이유는 몸과 마음이 지친 이유도 있지만, 간절하지 않아서 이다. 사람이 가장 쉽게 행동하는 원리는 '돈'이다. 돈을 쓰면 돈이 아까워서 라도 집중을 하고 행동을 한다.




3. 가해자를 마음속에서 보내줘야 한다. 가장 충격적인 이야기 였다. 역설적이지만, 모든 것을 가해자 탓으로 돌리면 편하게 살 수 있다. '내가 이렇게 된 것은 가해자 탓이야' , '내가 인간관계가 어려운 것은 가해자 탓이야' 이렇게 말이다. 이것은 정신적으로 편하기는 하나 망가진 삶이다. 나 자신의 삶을 살 수가 없다. 늘 가해자에게 fall in 된 상태로 살아야 한다.



이렇게 살 수는 없다. 나는 일상으로 돌아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다시 잘 지내고 싶다. 나는 가해자라는 최강의 방패이자 썩은 방패를 버릴 수 있다. 1년 전 일이기도 하고, 가해자에게 내가 할 수 있는 법적 공격은 다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회복탄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인정하자. 나는 가해자에게 괴롭힘 당하기 이전부터 인간관계를 어려워했다. 모든 것을 가해자 탓으로 돌리지 말자. 이제는 마음속에서 보내주자. 



4. 어떻게(how)를 생각하는 사람은 어떻게든 해결한다. 문제 상황에서 늘 어떻게를 생각해 보자. 지금도 어떻게 하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라는 질문에 이 스승님께 오지 않았는가? 이건 내가 잘하고 있던 것이다.




5. 나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야 한다. 이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가해자에게 휘둘리지 말고 나 자신의 세계를 만들라는 이야기였는데, 갑자기 나 자신의 세계라니 너무나도 거창하다. 자기 기준을 가지라는 이야기 인가? 잘 모르겠다.





후... 이 정도 적었으면 되었다. 글로써 정리하고 나니 생각이 하나하나 정리가 되었다. 이번에 가장 인상 깊은 이야기는 가장 상처받은 이야기이다. 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에게는 정말 잔인한 이야기이다. 




"너는 모든 것을 가해자 탓으로 돌리면서, 편하게 살기는 글렀다"




마음을 후벼 파는 이야기였다. 설명을 들어보니 맞는 말이긴 했지만, 꼭 이렇게 표현해야 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누군가는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정말 큰 상처를 받을 것이 분명하다. 내가 이 정도 상처를 받았는데, 다른 사람들은 오죽하랴...




그래도, 가슴속에 '희망'이라는 것이 생겼다.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가해자와의 모든 싸움을 끝내고 내 마음은 허무함으로 가득하였다. 모든 것에 의욕이 없었다. 번 아웃이라고 해야 하나, 무기력증이라고 해야 하나... 




망가진 내 삶을 어떻게 회복해야 하는지, 안절부절못하지 못하고 있었다. 망가진 내 삶을 하루하루 살아가며 나 역시 같이 망가져 가고 있었다. 늘 회복하려고 노력하였지만, 어떻게 회복해야 하는지 방법을 알 수가 없었다. 내가 가는 길이 맞는지 틀린 지 불안감이 늘 함께 하였다.




하지만 이제 방법을 알 수 있는 '희망'이 생겼다. 




사기꾼 같다는 생각도 들었으나, 돈이야 다시 벌면 되지 않겠는가. 사기꾼과 마케팅이 같은 이치라는 것도 재미있는 이야기였다. 너무 깊게 생각하지 말자. 일단은 지금 느끼는 이 '희망'에 걸어보자. 




독한 말로 상처받은 씁쓸한 마음과는 반대로, 얼굴에 미소가 저절로 지어졌다. '삶이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이라는 게 이런 기분이구나... 오랜만에 느끼는 감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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