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내 뒤에 걸터앉아 있고, 새엄마는 앉아 있다. 나는 의자 팔걸이에 앉혀져 오른 다리는 새엄마 왼쪽 허벅지를 지나 두 다리사이에 얹혀 있고, 약간 어색하고 멍한 상태. 왼쪽 손은 아버지 오른 다리 앞에서 아버지를 찾아 움직이고 있다. 아버지는 내 딸을 당신의 딸로 여겨주라는 심정인 듯하다. 새엄마는 두 손을 아랫배 두 허벅지 사이에 깍지 끼고 있다. 새엄마는 아직 마음이 열리지 않은 상태.
비단옷을 차려입은 새엄마 뒤에 배불뚝이에 맨발로 뚱하니 서있는 나.
할머니 오른쪽에 두 남자 중 한 사람은 담임선생님일 듯. 오른쪽 남자의 표정은 '조강지처 쫓아내고 재혼한 새 부인은 만삭이네. 애들은 이미 줄줄이 있다던데, 골치 아픈 집일세' 나는 할머니 앞에서 영언오빠 쪽으로 몸을 기울이고 있다. 입은 삐죽. 새엄마는 가족들과 좀 떨어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