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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포형제맘 Feb 20. 2024

여행의 끝은 영어를 해야겠다는 동기부여

내 영어가 이렇게 퇴화했을 줄이야..

 이렇게 영어가 안 나올 수가 있을까? 영어로 기본적인 질문조차 생각이 나지 않았다. 영어공부를 꾸준히 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엄마표영어를 한다고 매일 영어그림책을 낭독했고 아이에게 영어 음원을 들어주며 들었었다. 그런데 내가 필요한 간단한 질문조차 할 수 없음에 나는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여행이 끝나갈 무렵에는 심각하다, 다시 영어를 하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또한 그동안 영어를 노출해 주어 살짝 기대했던 첫째도 막상 영어를 사용하려면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비록 이번 여행에서 영어를 활용하지는 못했을지라도 아이에게는 더 많은 인풋을, 나는 낭독만이 아니라 영어를 더 활용할 기회를 가져야 함을 확실히 느끼게 되었다.     



내가 필요한 기본적인 질문조차 머릿속에서 배열하면서 나에게 너무 실망을 했다. 아주 유창하지는 않았을지라도 어학연수에서 생활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고 원어민과도 함께 일 했었다. 몇 년 전 베트남 여행에서 첫째가 다쳐 호텔 직원과 병원을 갈 때도 택시 안에서 대화를 나누었다. 그런데 코로나 등으로 멈추면서 낭독만 했던 나의 영어회화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거다. 집에 돌아와서 다시 영어그림책 낭독을 해 보니 분명 낭독하는 스킬은 향상되었다. 하지만 낭독은 낭독에서 끝이고 그것이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영어로 전하는 데 연결되지는 않았다. 


 꽤 심각하게 고민이 된 나는 당장 화상영어를 하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래서 남편에게 말한 후 필리핀 화상영어를 5일 하는 것으로 등록했다. 내가 필요에 의해하는 화상영어는 예전에 목표 없이 하던 공부와는 달랐다. 귀찮고 힘들어도 나는 열심히 참여했고 그날 화상영어 하면서 제대로 말하지 못했던 주제는 ask up을 이용해 다시 글쓰기로 해 보았다. 무엇을 따라 하거나 읽는 것보다 내 생각을 옮기는 것은 상당히 머리를 써야 하고 힘들다. 하지만 여행에서 내가 느꼈던 동기부여는 나를 매일매일 생각하는 영어를 열심히 하게 하는 큰 역할이 되었다.     



여행에서 느꼈던 스스로에 대한 부족함 외에 내가 영어를 더 잘하고 싶은 이유는 바로 아이들 때문에도 있다. 그동안 엄마표영어로 어느 정도 인풋을 쌓았다고 생각해 여행을 가면 아이들이 외국인 아이들과 대화도 하고 직원들에게도 질문은 할 수 있을 줄 알았다. 물론 완벽해야 내뱉을 수 있는 첫째의 성격도 있지만 말로 하는 게 상당히 어려워 보였다. 그래서 너 뿐만이 아니라 엄마도 이렇게 노력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더불어 내가 영어를 잘 해서 집에서도 아이와 활용하고 싶었다. 비슷한 나이대에 아웃풋이 나오는 아이들을 보면 내가 집에서 영어회화로 활용을 못 해주어 그렇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기 때문이다.    

  

 리조트 데스크 직원에게 질문해 보라고 하니 북미 원어민 화상영어에서와 다른 외국인이라 자기 말을 알아듣지 못할 것 같다고 조심스러워하는 아이였다. 더 다양한 기회와 노출을 해 주고 싶은 엄마 마음이 들었다. 오랜 기간은 아니더라도 주기적으로 여행을 해서 아이에게 다양한 문화와 여러 사람을 만나며 영어를 의사소통으로 활용할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다.      


 여행에서 느낀 것이 참 많다. 어렸을 때와는 달리 모든 것을 기억하는 아이들이다. 다녀와서도 계속 그때 보았던 것, 느꼈던 것을 이야기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체험할 수 없었던 문화와 환경을 접한 것 외에 나에게는 영어를 다시 해야겠다는 마음과 아이를 위해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느낀 것이 아닐까 싶다. 이번 여행으로 나의 영어에 날개를 달고 그 시너지가 아이에게도 전달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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