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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포형제맘 May 22. 2024

재미없어 보이는 미술관도 다니다 보면 즐기게 된다

적당히 그림도 즐길 줄 아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며

 유치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칠 때 우연히 명화들을 접하게 되었었다. 그때부터 왠지 모르게 명화가 좋아졌다. 지금도 그림에 대한 정보가 많다거나 아주 즐긴다고는 할 수 없지만 미술관에 가면 왠지 모를 편안함이 있다. 남편하고 아이가 생기기 전에 둘이 미술관을 가면서 우리 아이도 이렇게 예술을 접하고 자랐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잠깐 나누었던 것 같다. 자주는 아니더라도 아이들과 박물관, 놀이터 외에 미술관도 기회가 되면 가려고 한다. 사실 미술관은 아이들에게 지루할 수 있는 공간이라 가기 전에 아이들이 큰 호응을 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막상 가면 집중하는 아이들을 볼 수 있다. 그러면서 역시 경험하고 느껴봐야 뭐든 즐길 수 있다는 걸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미술관 중에도 자주 간 곳이 과천과 서울에 있는 현대미술관이다. 과천에서는 야외에 있는 노래하는 조각상을 반가워하고 날이 좋을 때는 마음껏 뛰어놀며 하루종일 보낼 때도 있다. 이건희 특별전에서 책에서만 보던 유명화가의 그림을 직접 보기도 하고 어린이미술관에서 체험하며 미술을 즐길 때도 있었다. 서울에서는 문화의 날 늦게까지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고 어느 날은 관련 전시의 연주까지 볼 수 있었다. 



사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떠들고 뛰어다녀서 미술관을 가는 게 쉽지 않았다. 어렸을 때는 실내 전시는 잠깐만 보고 나왔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점차 커가니 스스로 집중해서 보는 시간이 길어졌다는 것을 얼마 전 서울시립미술관에서 느꼈다. 나름 자기가 좋아하는 그림도 찾아내고 재료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는 아이들을 발견했다. 다리가 아픈데도 1층부터 3층까지 모든 전시를 보는 아이들을 보며 뒤에서 많이 흐뭇했다. 강릉여행 갔을 때도 비가 와서 우연히 들른 강릉시립미술관도 참 좋았다. 수도권이 아니니 주말에도 여유로웠으며 아이들과 책까지 읽고 오는 시간이었다. 바쁘게 다니는 여행도 좋지만 이렇게 미술관을 들려 감상하는 것도 좋았다. 



 요즘은 미술관에서만 예술작품을 접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다양한 형태의 장소들이 제법 있다. 집 주변에 부천아트벙커도 시기마다 전시가 바뀌어 아이들과 시간 될 때 가곤 한다. 공장을 개조해서 만들어 분위기가 미술관과는 조금 다르다. 당진에서 방문했던 학교를 개조해서 만든 아미미술관도 참 좋았다. 기존에 보던 미술관과 달리 교실마다 전시되어 있는 것도 특이했고 시골 학교라 자연과 어우러진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공주에서 방문한 연미산 자연미술공원도 좋았다. 산에 여러 조각이 있어 아이들과 놀면서 경치를 즐기며 예술도 접할 수 있는 식나이 었다. 원주에서 방문한 뮤지엄 산은 남편과 둘이 갔다가 아이들과도 가서 기억에 남는 장소 중 하나다. 



 또 특별전시회도 몇 번 방문했었다. 인사동에서 하리보전시회, 예술의 전당에서 앤서니브라운과 미키마우스 전시도 갔었다. 미술관에서 전시를 보는 것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아무래도 전시회를 보고 나서는 아이가 해당 그림과 책을 접할 때 다른 관심을 보인다.      


처음 미술관을 방문할 때 내가 미술에 대해 아는 게 많지 않으니 설명해 주기가 어려웠다. 또 그림이나 작품만 보면 아이들은 자칫 지루할 수 있기에 생각해 낸 활동이 있다. 작품 제목을 보지 않고 상상해 보는 것이다. 그리고 아이와 가까이 다가가 우리의 생각이 맞는지 확인해 보았다. 몇 번 하지 않았는데 조각공원 등이나 작품이 있으면 아이는 먼저 “엄마, 우리 제목 맞혀보자.” 하고 제안한다. 간단한 활동이라도 아이가 조금 더 집중하고 재미를 느끼도록 도와주는 것 같았다. 이제는 한글을 읽으니 스스로 그림을 보면 제목과 해설을 읽는다. 몇 번 방문하니 다리가 아프다면서도 궁금해서 다 보려고 한다.   



 재미있는 것만 한 아이들은 상대적으로 재미가 덜 한 걸 즐기기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 어렸을 때부터 다리가 아파도 조금 재미가 덜 해도 이렇게 다니다 보면 어느새 그림도 즐길 줄 아는 어른이 되어있으리라 생각한다. 엄마, 아빠가 정보가 많아서 설명을 해 주면 더 좋겠지만 그렇지 않기에 나는 어렸을 때 명화나 음악에 대한 전집을 자주 읽어주었다. 어떤 주제를 이야기해도 재미있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으로 자라기를 바라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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