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보는 한 걸음

by 낑깡이

한가로운 오전시간, 사장님이 말했다.
“리모델링 날짜가 나왔어. 다음 달 초부터 2주 정도 카페 문을 닫아야 할 것 같아.”


연수가 깜짝 놀라며 물었다.
“그럼 그동안 카페 문을 닫는 거예요?”


사장님은 고개를 끄덕였다.

“응. 다들 이 시간을 휴가라고 생각하고 쉬어.”


연수는 벌써 휴가 계획을 떠올리는 듯했다.
“저는 오랜만에 시골에 내려가서 책도 읽고 산책도 하면서 여유를 즐겨야겠어요. 사장님은 계획 있으세요?”


사장님도 얘기에 맞장구쳤다.
“나는 가족들이랑 바닷가에 가서 푹 쉬려고 해.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두 사람의 이야기는 가볍고 즐거웠다.
옆에 있던 하늘이는 입가에 미소가 살짝 번졌지만, 무거운 기운이 남아 있었다.


연수는 그 표정을 살짝 보았다.
말은 없었지만 걱정스러운 눈빛을 보내고, 살짝 몸을 기울여 신경 쓰는 마음을 전했다.

그 작은 행동이 하늘이에게는 예상치 못한 위로가 됐다.


퇴근길, 하늘이는 불이 꺼진 카페 유리창을 오래도록 바라봤다.
익숙했던 공간이 갑자기 낯설게 느껴졌다.
그 안에 앉아 있던 자신도, 잠시 사라져야 할 것만 같았다.


집에 돌아와 가방을 내려놓고, 허공을 바라보다 반복되던 일상이 사라진다는 생각에 마음이 묵직해졌다.
누군가는 휴가를 여행과 휴식으로 채울 텐데, 나는 뭘 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침대에 누워 휴대폰을 켰다.
달력에 빈칸으로 가득한 14일이 눈에 들어왔다.
숨을 깊게 쉬었지만, 공허함은 더 크게 다가왔다.


‘이 시간 동안 뭘 해야 하지?’
머릿속이 복잡했지만, 인터넷에서 여행지를 살짝 검색해보기도 했다.
작은 기대와 함께, ‘나도 뭔가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살짝 생겨났다.


그러다 혼자 떠나는 여행이 막막하게 느껴져 다시 마음이 흔들렸다.
‘혼자서 잘할 수 있을까? 뭔가 시작해 보긴 해야 하는데...’


그때 연수의 얼굴이 떠올랐다.
‘괜찮다면... 언니랑 같이 가면 어떨까?’


하늘이는 마음속으로 용기를 내며 말했다.
‘내가 먼저 말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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