깃털처럼 가볍게 산다

1장 마음을 가볍게 - 깃털처럼 가볍게 살자

by 쏘쿨쏘영


2013년 초반은 나에겐 생각하기조차 고통스러운 암흑의 시기였다.

뭔가 새롭고 재미난 일을 해보려는 일 욕심에 잘 다니고 있던 회사에 호기롭게 사표를 내고, 곧바로 강남에 위치한 패션 액세서리 회사로 이직한 나는 3개월도 미처 못 채우고 다시 그만두게 되었다.


새벽 1시까지 일을 하고 집에 와 쪽 잠을 자고, 다시 오전 8시까지 출근하는 일상을 묵묵히 견뎌냈지만,

매번 돌아오는 건 칭찬이 아닌 독사 같은 혹평과 마음을 후벼 파는 상처뿐인 말들을 상사로부터 3개월 내내 들었다.


단 하루도 마음 편한 날이 없었다.

밥심으로 산다고 자부했던 나는 그 회사에서 근무하는 동안 한 번도 마음 편히 점심 한 끼 먹을 수 없었다.

불편하게 점심을 먹으면 반드시 탈이 났다.

또 질타를 받을까 불안한 마음에 새벽 3시까지 잠을 이룰 수 없는 불면의 시간들로 3개월 내내 보냈다.


어느 겨울날 눈 내리는 출근길, 화려한 강남의 풍경은 내리는 눈으로 평화롭고 지극히 아름다웠지만, 내 마음은 지옥 그 자체였다.

이른 아침 출근길 지하철 객실 안 유리창에 비친 내 모습은 마치 도살장에 끌려가는 슬픈 눈빛의 처량한 암소 같았다.

내가 봐도 불쌍해서 못 봐줄 정도였다.


마음을 더 힘들게 만들었던 건, 회사를 그만두면 당장 닥쳐 올 경제적인 문제였다.

그전까지 돈에 대해 알뜰히 관리하고 있지 않았고, 계속 회사를 다니면서 이렇게 돈을 벌 수 있으리라 믿었다.

그런데 막상 사표를 내야겠다는 판단을 한 후에 살펴본 나의 재정 상황은 처참했다. 불쌍할 정도로 엉망이었다.


비유하자면, 갑자기 비가 올 때 급하게 쓸 조그만 우산조차 나는 마련하고 있지 않았던 상태였다.

중년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아둔한 현실 감각과 멍청한 재정 관리 능력의 소유자였다. 난.


미련한 나에게 화가 났다.

식구들의 얼굴이 눈앞에 아른거려 미안한 마음에 그때 제정신이 아니었던 것 같다.

어떻게든 회사에서 버텨보려고 했는데, 어느 날 화장실 거울 안의 내 모습을 본 후 ‘더 이상은 안 되겠다’는 판단을 내렸다.


눈빛이 죽어 있었다.

생에 대한 열의가 전혀 없는 멍한 눈빛.

내가 알던 예전의 내 모습이 아니었다.

이렇게 마음 무겁게 꾸역꾸역 억지로 살아가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짐을 지고 히말라야를 오르는 짐꾼에게는 각자 스스로 짊어져야 할 무게의 짐이 있다고 하는데, 내 어깨에는 내가 짊어져야 할 무게보다 많은 짐이 지워져 있는 것 같았다.


‘작은 어깨에 있는 무거운 짐 모두 다 내려놓고, 깃털처럼 가볍게 살아가자.’

그 어려운 시절을 거친 후 내가 얻은 가장 중요한 인생 교훈이다.

내 자존심에 큰 상처를 안겨준 실패였지만, 실패의 경험에서도 분명 얻는 교훈이 있기 마련이다.


그때 힘들어하던 나 자신에게 던진 위로의 말, ‘깃털처럼 가볍게 살자’를 지금도 마음속에 깊이 새기고 있다.


깃털처럼 가볍게 살며 필요 없는 삶의 무게를 덜어내자.

결국 다이어트란 것도 삶에서 필요 없는 무게를 덜어내는 것이다.

삶의 무게를 작은 두 어깨에 모두 짊어지려 하지 말고 심플하게 살자.

삶의 군살을 빼야 한다.

천천히, 하지만 단호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