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봉 영화 관람하기
혼자만 있는 영화관을 좋아한다.
물론 그런 일이 많지는 않지만 사람이 적은 고요한 영화관은 정말 매력 있는 장소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가끔씩은 보고 싶은 영화가 있어도 보지 않는다.
잘 아껴두고 있다가 영화가 내려갈 때쯤에 관람해서 사람이 적은 극장에서 보거나 일부러 사람들이 잘 오지 않는 극장으로 가기도 한다.
그런 이유로 재개봉은 굉장히 매력적이다.
일단 보는 사람들이 많지 않기 때문에 운이 좋으면 사람이 몇 없는 극장에서 영화를 볼 수 있다.
또 재개봉이 된다는 것은 그 영화가 충분히 좋은 영화라고 판단이 되었고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최근에도 러브레터와 괴물을 재개봉으로 관람했기 때문에 재개봉 영화를 보는 것이 더 매력적인 요즘이었다.
방학이 시작하고 한 달이 넘게 과제나 세미나등 해야 할 일들을 마치기 위해 하루도 쉬지 않고 무언가를 했다.
덕분에 내 인생 마지막 여름방학은 한 달이 넘게 지나갔고 남은 시간은 5주 정도였다.
이 마저도 일정들이 있는 날이 많았다.
방학을 시작하고 6주 정도만에 처음으로 쉬는 날이 생겼다.
무슨 일을 할까 하다가 요즘 어떤 영화들이 상영을 하는지 궁금해서 영화 예매 사이트에 들어가 보았다.
보고 싶었던 영화가 굉장히 많았기에 그중에 하나라도 재개봉을 한 영화가 있으면 그 영화를 봐야겠다고 생각했고 마침 내가 보고 싶었던 시네마천국과 스왈로우테일 버터플라이가 재개봉을 해있었다.
고민을 하다가 최근에 독립영화관을 많이 가기도 했고 일본 영화를 많이 보기도 했어서 시네마 천국을 보기로 결정했다.
빠르게 표를 예매했고 쉬는 날이 되었다.
아침에 운동을 다녀온 다음 가볍게 아침을 먹고 씻었다.
롯데시네마 월드타워 점에서 영화를 상영했는데 집에서 한 시간 정도 걸리기 때문에 출발을 서둘렀다.
생각보다 일찍 도착해 표를 발권하고 30분 정도 기다렸다.
잠실은 천 번도 넘게 왔는데 잠실에서 영화를 보는 건 처음이라는 사실이 신기했다.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은 21관 까지 있는 거대한 영화관이었다.
영화 공장이 있다면 이런 곳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시네마천국을 상영하는 18관 앞에서 잠시 기다리다가 문이 열리는 것을 보고 천천히 입장했다.
관객이 적기를 빌었지만 관객은 꽤 있어 보였다.
80석 정도 되는 영화관이었는데 20석이 넘게 채워졌다.
양옆에 아무도 앉지 않기를 빌었는데 아쉽게도 가운데 자리를 선택한 탓에 오른쪽에 다른 관객분이 앉으셨다.
그렇게 불이 꺼지고 영화가 시작되었다.
토토와 알프레도의 이야기.
구도와 미장센 그리고 엔니오 모리코네의 음악가 좋았던 영화였다.
결말을 알고 보았기에 마지막의 감동이 덜했지만 중간중간 이야기가 어디로 흘러가는지 그리고 내가 알고 있는 마지막 장면이 되기 위한 빌드업들을 보는 과정이 좋았다.
또한 무겁지 않은 분위기와 주제 덕분에 보는 내내 어렵지 않았고 잔재미를 주는 장면들이 많아서 좋았다.
이탈리아의 감성을 다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남부와 북부의 빈부격차에서 오는 인식, 세계대전, 나폴리 주민 등등 어느 정도 내가 알고 있는 지식에서 이해할 수 있는 포인트들이 있어서 영화가 주는 이야기들을 더 잘 흡수했던 걸지도 모르겠다.
알프레도가 청년이 된 토토에게 고향을 떠나라면서 이야기하는 장면이 특히나 머릿속에 강하게 남아있다.
시칠리아의 푸른 바다와 질감이 느껴지는 바람.
그리고 선글라스를 착용한 상태로 덤덤하게 이야기를 이어나가는 알프레도.
그걸 들은 토토는 어떤 영화의 인용이냐며 알프레도에게 물어보지만 그건 내 이야기야 라며 대답을 하는 알프레도.
항상 영화 속 대사를 인용했던 그였기에 그의 말이 더 무겁고 진정성 있게 다가왔던 거 같다.
영화가 끝나고 잔잔한 여운이 남았다.
재개봉을 하는 영화는 사람들에게 사랑받은 만한 이유가 있다.
오랜 시간 사랑받는 영화는 아무리 시간이 흐르고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느낄 수 있는 인간 공통의 감정을 건드리는 영화인 거 같다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