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는 처음이라

2박 3일 부산여행

by 이이구

부산 2박 3일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초등학생 때 가족행사로 딱 한번 가본 적이 있는 곳이었는데 기억 속에 부산은 매력적인 도시는 아니었던 거 같다.

아침 9시 수서역에서 srt를 타고 부산으로 이동했다.

srt는 처음 이용해 보는데 2시간 20분 만에 부산에 도착할 수 있었다.

수학여행 때 이용했던 무궁화호는 몇 시간씩 걸렸던 거 같은데 기술의 발전이 신기했다.

이런 말을 하면 조금 나이들어 보일려나...


IMG_2867.JPG 부산 2박 3일 여행


부산에 도착하자 습한 공기를 느껴졌다.

햇빛은 뜨거웠고 짐은 무거웠다.

배낭여행을 해보자는 생각으로 배낭을 메었는데 그냥 캐리어를 끌고 올걸이라는 후회가 들었다.


IMG_2892.JPG 밀면


아침에 출발해 아직 밥을 먹지 못해서 먼저 식당부터 찾았다.

사실 어디에 가면 뭐를 먹어야 한다를 꼭 지키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마침 가까운 곳에 밀면집이 있길래 방문해 보았다.

더워서 물밀면을 주문할까 하다가 비빔밀면과 만두를 주문했다.

빠르게 나온 음식들을 금방 해치웠다.

개인적으로 밀면은 쫄면과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면이 살짝 통통하고 쫄깃쫄깃한 맛이었고 소스가 잘 묻어서 맛있었던 거 같다.


배를 채우니 움직이기 싫었지만 지하철을 타고 해운대를 향했다.

사실 버스를 타고 가고 싶었는데 짐이 커서 버스에 타지 못했다.

해운대는 바다를 보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숙소가 해운대라서 이동을 해주었다.

바다에 가는 게 목적이 아니었기에 해운대역이 아닌 숙소가 가까운 중동역에서 하차했다.


IMG_2899.JPG 팥빙수


숙소로 들어가기에는 아직 체크인 시간이 많이 남아 팥빙수를 하나 먹기로 했다.

해운대가 팥빙수랑 단팥죽이 유명한지 관련 가게들이 엄청 많았다.

검색해서 찾은 괜찮아 보이는 가게에 들어가 먹어보았는데 확실히 팥이 녹진하고 달달하니 맛있었다.


IMG_2913.JPG 숙소


체크인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아서 스타벅스에서 잠시 할 일을 했다.

두 시간 정도 할 일을 하다 보니까 체크인 시간이 되어서 방으로 들어갔다.

바다가 살짝 보이는 방이었는데 통창으로 보는 바다와 하늘이 아름다웠다.

무거운 짐을 메고 걸었고 덥다 보니 바로 움직이기가 귀찮아 잠시 휴식시간을 가졌다.


IMG_2947.JPG


저녁에는 광안리로 이동해 회를 먹었다.

회센터에서 사서 먹으려 했는데 가격 물어보기도 귀찮고 이것저것 다양한 음식을 먹고 싶어서 횟집으로 갔다.

여러 코스들 중에 중간 가격대의 코스를 골랐는데 회를 포함해 다양한 음식들이 나왔다.

인상 깊었던 건 생새우, 전복, 자숙고둥 그리고 가지미튀김이었던 거 같다.

특히 가자미튀김에 탕수육 소스 같은 시큼 달달한 소스가 뿌려져 있었는데 이게 가자미튀김과 굉장히 잘 어울렸다.

해산물을 좋아하기 때문에 모든 음식들이 만족스러웠던 거 같다.

사실 가격대를 보면 조금 아까운 느낌도 있지만 광안리에서 바다를 보며 먹는 회라고 생각하면 좋았던 거 같다.


IMG_2954.JPG 광안리 해수욕장


회를 먹고 소화를 시킬 겸 광안리를 산책을 했다.

십몇년전에 이곳에서 아이스크림을 먹었던 기억이 있는데 그때와는 많이 달라진 거처럼 보였다.

아마 달라진 건 나일 텐데 말이다.

숙소로 돌아와 1일 차를 마무리했다.


IMG_2962.JPG 돼지국밥


일찍 일어나는 습관 때문에 피곤해도 일찍 몸이 일어나졌다.

아침으로 간단하게 숙소 근처에 있는 돼지국밥집을 갔다.

돼지국밥을 먹을지 내장국밥을 먹을지 고민하다가 부산에 왔으니 돼지국밥을 먹어보았다.

기름지고 눅진한 맛의 돼지국밥이었는데 맛있게 먹었던 거 같다.

다진 양념과 새우젓을 넣어서 먹었는데 아침인데도 공깃밥이 두 개가 들어갔다.

충분히 매력적이지만 내 입은 내장탕이나 순댓국을 더 선호하는 거 같았다.


밥을 먹고 좀 쉬다가 물놀이를 했다.

나는 물에 들어가는 걸 그렇게 선호하지는 않는다.

안경을 써서 그런지 물에 들어가려면 안경을 벗어야 한다는 게 싫었다.

앞이 잘 보이지 않는 것에서 오는 답답함이 있었던 거 같다.

또 물에 젖고 닦고 말리는 그 과정을 굉장히 귀찮아했다.

물론 한번 물에 들어가면 그런 게 언제 싫었냐는 듯이 잘만 놀기는 한다.

그런 이유로 이왕 들어간 거 재미있게 놀아주었다.


물놀이를 하면 항상 배고프고 힘들다.

방에 돌아와 밥을 먹으러 나가야 하는데 힘들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했다.

배고파서 움직이려고 하면 힘들고 움직이지 않으면 배고프다.

어느 정도 쉬어주었기 때문에 몸에 힘을 불어넣고 해운대 시장 쪽으로 이동했다.


IMG_0371.jpeg 상국이네

상국이네라는 떡볶이 집이 유명해서 떡볶이를 하나 주문해서 먹어보았다.

가래떡 떢볶이는 처음 먹어보는 거 같은데 소스가 걸쭉하게 묻은 게 취향이었다.

떡도 부들부들해서 먹는 식감이나 맛이 좋았고 소스도 떡에 잘 묻어났다.

우리 집 주변에는 방송이나 유튜브에 자주 나오는 유명한 떡볶이 집이 있어서 한 달에 세 번은 그 떡볶이를 먹는다.

그래서 서울에 있는 떡볶이 맛집을 가도 그렇게 매력을 잘 느끼지 못했는데 이곳은 색다른 장르의 음식을 먹는 느낌도 있었고 맛도 충분했다.

이번 부산여행 중에 가장 머릿속에 남는 음식이었던 거 같다.

가볍게 떡볶이를 먹은 후에는 유명하다는 호랑이 젤라떡도 먹고 해운대가 보이는 펍에서도 맥주 한잔을 했다.


IMG_3208.JPG 톤쇼우


마지막날이 밝았다.

체크아웃을 하기 전에 미리 짐을 정리했다.

그냥 캐리어를 끌고 왔으면 편했을 텐데 생각을 하면서 배낭에 짐을 차곡차곡 넣었다.

친구가 먹어보라고 추천한 톤쇼우라는 돈가스를 먹기 위해 중앙역으로 이동했다.

운 좋게 한정메뉴를 먹어볼 수 있었다

검은색 튀김이 인상적인 메뉴였는데 부드러운 고기가 인상적이었다.

카레와 같이 주문해서 먹었는데 꽤나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이걸 먹기 위해서 부산에 와야 해 같은 맛은 아니었지만 부산에서 시간이 나면 한번 정도는 먹어볼 만한 맛이었던 거 같다.


IMG_3311.JPG 돼지국밥


돈가스를 먹고 국제시장이나 깡통시장을 구경하면서 돌아다녔다.

확실히 짐을 메고 돌아다니다 보니 힘들었다.

습도도 높고 햇빛도 강해서 중간중간 계속 쉬어줘야 했던 게 아쉬웠다.

부산역 주변으로 이동해 모찌떡도 먹고 커피도 마셨다.

저녁시간이 다가와 부산역 주변에 있는 돼지국밥집에 가서 이번에는 내장국밥도 먹어주었다.

역시 내 취향은 내장탕이나 순댓국이었다.

슬슬 열차시간이 다가와서 부산역 플랫폼 안으로 들어가 기다렸다.


부산역


돌아보니 한건 별로 없지만 먹은 건 많았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만족스러운 여행은 아니었던 거 같다.

보통의 경우 나는 어떤 음식을 먹어도 대부분 만족스럽게 먹는다.

맛의 차이를 크게는 못 느끼는 사람이다.

그래서일까 이번 여행에서 먹었던 음식들을 대부분 집 근처에서도 먹을 수 있는 맛이었다.

부산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을 많이 보고 싶었는데 그런 곳을 많이 보지 못한 게 아쉬움이 남는 여행이었다.

이번에 부산에 온 게 15년 만이니까 다음에도 부산을 오는 건 또 15년 정도 뒤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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