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일본에서 먹으면 반값인 위스키들

내 인생에서 위스키를 이렇게 먹는 날이 올줄이야

by 이이구

22년에 새롭게 생긴 취미들중 꽤나 좋아했던게 두개있었다.

커피와 위스키였다.

다만 커피는 여러 카페를 돌아다니면서 먹어도 그렇게 큰 부담이 되지는 않았는데 위스키는 가게에서 먹을때마다 그 여파가 꽤나 강했다.

같이 위스키를 즐기기 시작한 친구가 있었는데 우리는 항상 조금만 마시기로 약속을 하고 가게에 갔다.

하지만 술이 들어가면 술을 부른다고 했던가.

계속해서 주문하다 보니 꽤나 많은 돈을 쓰게되는 일들이 종종 있어서 한국에서 위스키는 그렇게 많이 시도해보지 못했었다.

가끔가다 집에 있는 선물로 받은 위스키들로 그 취미를 유지했지만 집에 있는 위스키로 버티는 것도 한계가 있었다.


C8D6FA33-C36E-4904-9016-3BF60E6006DC_1_105_c.jpeg 위스키


그러다가 오게된 일본.

이곳에서의 위스키는 조금 느낌이 달랐다.

한국의 주세와 일본의 주세가 달라서인지 이곳의 위스키 가격은 반값 혹은 1/3가격이었다.

한국에서 5만원이던 위스키가 2만원이었고 10만원이던 위스키는 5만원이었다.

나는 곧바로 여러 위스키들을 마셔보기로 했다.

하지만 선택지가 많으면 고민도 길어지는 법이었다.

일단 처음에 나는 그동안 먹어보고 싶었던 엑스레이티드나 예거 마이스터를 구매했다.

한국에서는 가격때문에 좀처럼 먹어보지 못했던 위스키들을 싼 가격에 한번씩 시도해보는 일상이 시작되었다.

E0D139BC-C79D-4482-AAE5-E7B69C7225E9_1_105_c.jpeg 짐빔 메이커스 마크
DFD82555-ECF4-4F99-91DA-830E34F5C744_1_105_c.jpeg 발베니 더블우드

그 후로 본격적으로 구매해서 마셔본 바카디, 글렌피딕 12년, 짐빔, 메이커스 마크.

가격이 정말 터무니도 없이 저렴했기에 나는 계속해서 이런 저런 위스키들을 시험해보았다.

그렇게 어느정도 시험을 해보았다고 생각이 들었을 때 발베니 더블우드 12년을 구매해보았다.

이전에 마셔보았던 위스키들과는 조금 다른 굉장히 진한 향이 인상적이었다.

입에 머금고 있자 강한 탄산같은 느낌이 혀에 느껴졌다.

물을 조금 타 먹어보기도 하고 얼음을 하나 넣어 먹어보기도 했다.

그동안 마셔본 위스키 중에 가장 가격이 나가는 위스키였는데 그 가격이 이해가 되는 맛이었다.

그리고 몇개월정도 에어링을 하면서 천천히 마셔본 발베니는 아주 조금이나마 내 위스키 세상을 넓혀주었다.

위스키를 잘 알지 못하는 나도 왜 에어링을 하는지 알 수 있었다.

분명히 처음에 먹었을 때와 맛과 향이 달랐다.

내 입맛에는 4개월정도 에어링을 한 후가 더 좋게 느껴졌다.

향은 강해지기보다는 은은해졌지만 그 은은함이 길게 남았다.

그렇게 발베니로 인해 나는 위스키에 더 빠졌고 좋은 술들이 많이 있다고 느꼈다.


F82A55B7-F43F-47B4-8FC2-8B6146335405_1_105_c.jpeg 닛카위스키


그 후에 내 눈에 들어온건 일본의 위스키였다.

야마자키, 하쿠슈, 치타 같은 일본의 위스키들.

이 위스키들은 생각보다 가격대가 조금 더 있어서 나는 쉽사리 도전을 하지 못했다.

그런데 마침 내가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던 프렌치 비스트로에서 이 위스키들로 하이볼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었다.

내 이야기를 들은 매니저는 이 술들을 조금씩 시음을 해보아도 괜찮다고 이야기 해주었다.

항상 나와 술 이야기를 많이 하던 매니저였기에 이런 기회를 주신걸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시음을 해볼 수 있었던 야마자키와 하쿠슈 그리고 치타.

마셨던 그 순간 기록을 남기지 못해 아쉬웠지만 향들이 굉장히 인상적이었고 매운맛이 느껴지는 위스키도 있었다.

게다가 내 생일에는 매니저분께서 닛카 위스키를 선물해주셨다.

이때 닛카 증류소라는 곳을 처음 알 수 있었고 정말 맛있게 마실 수 있었다.


7C02A11C-76D7-45D9-93BD-68AE003C5D54_1_105_c.jpeg 조니워커 그린라벨, 탈리스커


그 후로도 조니워커 그린라벨, 탈리스커 같은 위스키들을 구매해 보았다.

아직도 아기수준의 위스키 취미이지만 이 취미를 즐기는 순간이 항상 재미있었다

어쩌면 내 인생에서 한번 뿐일 순간.

여러 위스키들 덕분에 더 행복한 순간들이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