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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꼭지에서 술이 계속 나오는 일본의 곱창집

노미호다이 레몬사와 그리고 일본의 곱창 호루몬

by 이이구

일본에 살다 보니 한국에서 자주 먹던 음식들이 가끔씩 생각났다.

일주일에 한 번씩 먹던 떡볶이는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었다.

삼겹살이나 닭볶음탕도 한 번씩 집에서 만들어 먹을 수 있었다.

하지만 곱창은 어떻게 해도 만들어 먹기가 너무 어려웠다.

저녁으로 곱창이 먹고 싶다고 생각이 들어서 집 주변의 곱창집들을 찾아보았다.

구글맵으로 가게를 찾아보다가 재미있어 보이는 가게를 하나 찾을 수 있었다.

테이블마다 수도꼭지가 있어 술이 계속해서 나오는 곱창집이었다.

아르바이트가 끝난 저녁 곧바로 그 가게로 가보았다.


가게에 들어가서 자리에 앉으니까 직원분께서 이것저것 안내를 해주셨다.

우선 이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술을 먹기 위해서 노미호다이를 주문해야 했다.

일본의 술 무한리필 시스템인 노미호다이.

노미호다이를 주문하자 여러 종류의 시럽 중에 2개를 골라달라고 했다.

나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복숭아시럽과 가장 잘 나가는 레몬시럽을 부탁했다.

그렇게 시럽과 얼음, 잔이 오고 직원분께서는 시럽과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사와를 적당한 비율로 섞어서 마시면 된다고 안내해 주셨다.

술을 따르는 건 꽤나 많이 해봤기 때문에 어렵지 않았다.

다만 내가 마시던 자리에 사와가 많이 남아있지 않았던 탓이었을까 첫 잔을 따르는 순간 수도꼭지에서 펑하는 소리와 함께 사와들이 주변으로 튀었다.

첫 잔이라 당연히 잘 나올 거라고 방심했던 탓일까 꽤나 놀랐다.


E0DDEBA4-9F4F-4531-A5DF-25A95AA4348F_1_105_c.jpeg 사와 수도꼭지


직원분에게 이야기를 해서 새로운 사와 통으로 교체를 하고 본격적으로 레몬사와와 복숭아 사와를 마셔보기 시작했다.

시럽이 달았기 때문에 달달한 탄산음료를 마시는 느낌이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복숭아 시럽의 단맛과 레몬시럽의 신맛이 강했다.

시럽의 종류가 굉장히 많았기에 다른 시럽들도 추가 주문을 해보았다.

시럽 추가 주문의 가격은 1000원 정도로 굉장히 저렴했다.

그렇게 새로 주문을 해본 청포도맛.

상큼한 맛이 강한 시럽이었다.

전부 맛이 강했던걸 생각해 보면 시럽을 너무 많이 넣어 비율이 이상했던 걸지도 모르겠다.

사와는 무한으로 나왔기 때문에 이렇게 시럽만 추가해서 마셔도 아주 싼 가격에 여러 사와들을 즐길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복숭아 맛이 가장 맛있었다.

AEF15066-1D04-4B8F-B0AC-643B2D523850_1_105_c.jpeg 곱창
00F75011-3E37-48D6-96B0-DC6294835BA3_1_105_c.jpeg 곱창

그리고 곱창.

노미호다이를 주문하면 딱 한번 싼 가격에 주문을 할 수 있는 모둠곱창이 있었는데 그 곱창을 주문했다.

수도꼭지의 앞쪽에 있는 개인화로에 곱창을 하나 둘 굽기 시작했다.

곱창을 구우면서 추가로 주문한 대창과 먹어보고 싶다고 생각한 부위들.

번역을 해보지 않아서 정확한 이름은 모르겠지만 하나 둘 구워 먹어보면서 이름 모르는 부위들을 입으로 직접 느껴볼 수 있었다.


곱창이나 껍질 같은 특수부위 요리를 굉장히 좋아하기 때문에 별로라고 생각했던 부위는 하나도 없었다.

맛에서 한국과 아주 약간 차이점이 있다면 한국보다는 조금 더 맛이 강한 느낌이 있었다.

아무래도 곱창에 이런저런 양념이 묻혀서 나와서 그런 걸 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한국의 곱창이 고소하고 기름진 느낌이 강하다면 일본의 곱창은 맛이 강하고 쫄깃한 느낌이 강했다.

엄청 쫄깃쫄깃했기 때문에 달달하고 탄산감이 있는 사와와 정말 잘 어울렸던 거 같다.



노미호다이와 곱창의 조합.

좋아하는 음식에 좋아하는 술.

매일같이 마시고 먹는 게 즐거운 일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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