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이구 Apr 06. 2024

잘 추는 게 중요한 게 아니야 즐기는 게 가장 아름다워

춤으로 그림을 그리는 도쿄 요사코이, YOASOBI - アイドル(아이돌)

놀러 나갔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

전철을 타고 이케부쿠로역에 도착해서 역밖으로 나오자 큰 음악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둥둥 울리는 북소리가 인상적인 노래였다.

많은 사람들의 환호와 박수 소리가 들렸다.

도쿄 요사코이가 하고 있는 날이었다.


이케부쿠로 서쪽출구부터 춤을 추는 대회장이 도로를 통해 길게 이어져있었다.

길게 이어진 도로를 통해 여러 팀들이 천천히 회전초밥처럼 움직이며 춤을 추고 있었다.

수백 개의 팀들이 길을 따라 전진하면서 공연을 하다 보니 자리를 잡는 게 꽤 수월했다.

길가의 어디에 서있어도 공연이 보였다.

가장 사람들이 많이 있는 곳보다 사람이 적은 곳을 찾아서 공연을 가만히 보기 시작했다.


요사코이


도쿄대학교 같은 대학교 팀, 사회인팀, 같은 동네사람들이 모인 팀.

다양한 팀들이 각기 다른 매력을 뽐냈다.

인도식 춤을 섞은 팀도 있었고 현대무용을 섞은 팀도 있었다.

인기 있는 노래의 안무를 섞은 팀도 있었고 정통적인 분위기의 팀도 있었다.

공연을 보다가 다음팀까지만 보고 돌아가자고 생각이 들었지만 계속 새로운 팀과 춤이 나오니 발걸음을 옮기기가 쉽지가 않았다.

한 시간 그리고 두 시간.

집도 가까웠기 때문에 하나라도 더 보고 집에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요사코이를 보고 있자니 요아소비의 아이돌이라는 노래가 떠올랐다.

한국에서 최근에 굉장히 인기를 끌고 있는 가수인 요아소비가 부른 애니메이션 최애의 아이의 타이틀 곡이다.

요아소비라는 팀을 원래부터 좋아했기 때문에 곡이 나오자마자 들을 수 있었고 처음 들었을 때 솔직한 감상은 물음표였다.

변주가 너무 많아서 노래가 조금 복잡하게 들렸다.

하지만 듣다 보니 조금씩 곡의 구성이라던지 내용이 귀에 들어오면서 좋아졌다.

근데 왜 아이돌이라는 노래가 요사코이를 보는 순간 떠올른 걸까.

그들이 춤을 추고 환하게 웃는 모습이 뭔가 아이돌 같아 보였기 때문일까.


요사코이


태어나서 큰 관심이 없었던 부분 중 하나가 아이돌이다.

군대에 있을 때에도 관심이 없었을 정도였으니까.

그래도 나에게 아이돌이라고 하면 동경의 대상, 멋있음, 화려함 등이 떠올랐다.

아이돌의 아름다운 느낌, 화려함과 멋짐 그리고 반짝임.

그런 것들이 이 요사코이를 추는 사람들에게서 보였다.

단어 그대로 동경을 하게 된 거 같았다.

잘 추는 건 상관이 없었다.

노래에 몸을 올린다.

그리고 즐긴다.

그런 모습이 아름다웠고 반짝였다.


요사코이


공연을 다 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나도 반짝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쑥스럽지만 아까 본 것을 참고해서 몸을 움직여보았다.

부끄러워서 금방 그만두었지만 머릿속에서는 아까 본 춤들이 잊히지 않았다.

동경이었다.



誰もが目を奪われていく

누구든지 눈을 빼앗기는

君は完璧で究極のアイドル

너는 완벽하고 궁극적인 아이돌

YOASOBI (요아소비) - アイドル (아이돌)


그들이 화려하게 춤을 출 때.

나는 그들에게 눈을 한시도 떼지 못했다.

동경(東京)에서 동경(憧憬)을 하는 일상.

이전 10화 베텔기우스를 보면서 베텔기우스는 듣는 일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