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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테제 Apr 17. 2024

내가 사랑한 일본의 적란운, 구름을 보기 위한 여행

내 인생에게 가장 아름다운 구름이었어, DAY6 - 예뻤어

자연을 좋아한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그런데 막상 지난날들을 돌아보니 꽤나 사랑했다.

산속을 걸어 다니는 걸 좋아했고 비를 사랑했다.

뜨거운 태양을 갈망했고 바다와 구름을 보는 걸 즐겼다.

자연만큼 아름다운 건 없었다.


일본에 와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더 느끼는 날들이 많이 있었다.

별들이 보이는 밤하늘.

뜨거운 태양.

푸름이 가득 찬 숲과 산.

붉게 물들어버린 노을이 지는 바다.

그리고 눈에서 지워지지 않는 적란운까지.


적란운


일본은 적란운이 곧잘 보였다.

여름에는 매일같이 볼 수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한국과 다른 지리적인 특성 때문일까 푸른 하늘에 떠있는 적란운은 항상 나를 기분 좋게 만들어 주었다.

출근을 하기 위해, 놀러 나가기 위해 아니면 잠깐 편의점에 가는 길에 집 밖을 나가면 하늘을 가득히 채우는 적란운이 있었다.

뭉게 뭉개라는 표현이 잘 어울리는 저 구름이 왜 그렇게 좋았을까.


적란운


적란운은 어느 시간에도 아름다웠다.

낮에는 새하얗게 물들어 아름다웠고 일몰에는 붉게 물들어 아름다웠다.

저녁에도 하늘을 자세히 보면 새하얀 구름이 둥실둥실 떠다니고 있었다.

그 구름들이 너무 좋았다.

한입 베어 물어서 삼켜버리고 싶었다.

한국에 돌아가도 이 구름이 보고 싶어서 일본에 올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적란운


시골여행을 떠났던 날이었다.

역에서 자전거를 빌려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15년 만에 타는 자전거를 즐기다 보니 자전거 반납시간이 되었다.

역으로 돌아가기 위해 대교를 건너는데 점점 해가 지더니 하늘이 핑크빛으로 물들었다.

내가 사랑하는 적란운도 하늘의 색을 먹더니 핑크빛 구름이 되었다.

내 인생에서 이런 하늘은 본 적이 있었던가.

천국에도 하늘이 있다면 이런 느낌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눈에서 지워지지 않는 하늘이었다.

예뻤어라는 노래가사가 떠올랐다.

예쁘다는 표현이 사람보다 이 하늘에 어울린다고 생각한 건 어째서였을까.



다-

지났지만

넌 너무 예뻤어

DAY6 - 예뻤어 中


적란운은 너무 예뻤다.

한 움큼 쥐어서 손 안에서 나가지 못하게 꼭 쥐고 싶었다.

그게 안된다면 적란운을 그대로 먹어 내 안에 가둬버리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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