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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이구 Apr 13. 2024

너의 청춘이 너무 아름다워서 눈물이 날 것만 같아

일본 대학생의 청춘, Official髭男dism - Pretender

일본인 친구의 동아리 은퇴공연에 초대받았다.

크리스마스 전날과 전전날에 하는 공연.

동아리가 꽤 유명하고 규모가 있었기 때문에 공연은 세 차례나 진행되었다.

친구는 23일 오후와 24일 오전, 오후 중에 오고 싶은 시간을 고를 수 있다고 이야기해 주었고 나는 마지막 공연을 가보기로 했다.

전부터 동아리에 대해서 많이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친구가 동아리에 얼마나 진심인지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친구의 피날레를 내 눈으로 보고 싶었다.


공연


크리스마스 전날 저녁, 공연장으로 이동했다.

10분 정도 일찍 도착했는데도 이삼백 명이 넘는 사람들이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순서를 기다려 표를 확인하고 입장하니 팸플릿을 하나 받을 수 있었다.

오늘 춤을 추는 친구들의 사진과 공연순서 그리고 대략적인 공연의 스토리 같은 것들이 들어있었다.

20장이 넘어가는 팸플릿을 보면서 작은 부분까지도 신경을 많이 썼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공연장은 1층과 2층으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혼자서 갔던 나는 운 좋게도 앞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공연 시작까지 30분, 말로 표현하기 힘든 긴장감이 건물에 맴돌고 있었다.


공연 시간이 되고 불이 꺼졌다.

무대 뒤편에서 들려오는 엄청난 기합소리.

그렇게 시작된 공연.

시작부터 압도적이었다.

아마추어의 레벨이 아니었다.

연기와 춤을 같이 하는 주인공역할의 친구가 4명 있었다.

이 친구들의 대사와 행동에 따라 공연이 진행되었다.


공연


청춘이라는 단어가 떠오르는 스토리였다.

친구들의 재능이 부러웠던 한 남자아이의 이야기.

결국 자신의 재능을 알아차리며 다른 친구들도 자기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뻔하다면 뻔한 이야기였지만 여러 장르의 춤과 함께 이야기가 진행되다 보니 특별한 재미가 있었다.

주인공의 감정이 우울해졌을 때는 느린 템포의 어두운 분위기의 춤을 자신감을 얻었을 때는 절도 있고 신나는 분위기의 춤을 볼 수 있었다.

하우스, 재즈, 힙합, 왁킹 다양한 댄스장르들을 볼 수 있었다.


공연이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고 피날레가 시작되었다.

마지막 공연의 마지막 무대의 마지막 춤이었다.

모두가 이제 끝이라는 것을 알기에 춤에 더 많은 감정을 쏟아내고 있었다.

그걸 내가, 우리가, 관객들이 느낄 수 있었다.


공연


공연이 마무리가 되고 은퇴공연이었기에 이번에 은퇴를 하는 친구들이 모두 흰색옷을 입고 무대로 나왔다.

회장으로 보이는 사람이 중심에 서서 감사인사를 전했다.

3년 동안의 시간 동안 열심히 응원을 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마이크를 다음 기수 회장에게 건넸다.

회장이 절도 있게 인사를 하자 모두가 회장을 따라 인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터지는 폭죽과 함께 신나게 뛰어노는 일본의 청춘들.

우는 친구, 환하게 웃는 친구 그리고 이 여운을 즐기고자 하는 친구까지.

이 공연이 3번에 걸친 은퇴공연의 마지막 공연이었기 때문일까 많은 친구들이 자신의 감정을 터트리고 있었다.


공연


이렇게 까지 내 청춘을 바친 일이 무엇이 있었을까.

그들의 눈물에 담긴 의미를 공감할 수는 없었지만 그들의 눈물이 부러웠다.

그들의 불태워버린 청춘이 너무 아름다워서 눈물이 났다.

너는 아름다워라고 말하는 pretender가 머릿속에서 흘러나왔다.



たったひとつ確かなことがあるとするのならば

그저 한 가지 확실한 것이 있다고 한다면

「君は綺麗だ」

"너는 아름다워"

Official髭男dism - Pretender 中


누구보다 밝게 빛나던 너의 청춘을,

숨이 막힐 듯이 아름다웠던 너의 청춘을 볼 수 있어서 행복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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