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터지면서 엉겁결에 속수무책으로 당한 감금과 통금을 겪으면서 전염병도 전염병이지만 중세적인 방역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초현실적인 사태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하는 질문이었다. 폭발적인 전염과 급작스러운 사망으로 인류한테 공포의 상징으로 남은 페스트의 역사를 살펴보면서 무서운 전염병의 발생에서 전개 그리고 결말을 어렴풋이나마 파악할 수 있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전염병의 정확한 병인을 모를 때는 어쩔 수 없이 의학적 치료보다는 행정적 대책이 우선될 수밖에 없었다. 전염병이 이동으로 전파되기 때문에 어쨌든 인적, 물적 이동을 억제하여 상업을 보호하고 전염을 막아보자는 생각에서 봉쇄 조치며 감금 조치, 통금 조치를 실시하였다. 병인을 몰라 중세 때부터 쓰던 감금 조치과 통금 조치가 생명 공학이며 인공 지능 운운하는 코로나 시대에도 여전히 각광받을 줄은 정말 몰랐다.
요컨대 전염병 대책보다는 예방에 한층 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터지고 나서 허겁지겁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는 방역을 펼치기보다는 전염병 발생을 막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경각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
페스트의 역사를 통해 코로나라는 세계적 전염병을 바라보는 어떤 준거틀을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