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돈과 시간, 둘 중에 하나

by 하늘해


돈이 많으면 시간이 많아질까?

지금 내게 돈과 시간 중 하나를 고르라면, 단연 ‘시간’이다.


매일 시간이 부족하다. 뭐 그렇게 대단한 걸 하는 것도 아닌데, 하루하루가 쫓기듯 흘러간다. 노동집약적인 삶이라 더 그런 것일까?


나는 전형적인 아침형 인간이다. 평일, 주말 가리지 않고 아침엔 에너지가 넘친다. 하지만 밤 10시에서 11시를 넘기면 급격히 체력이 떨어지고, 기분도 함께 가라앉는다. 사실 심야시간이라도 나를 위해 쓸 수 있는 시간이 된다면 좋겠지만 쉽지가 않다.


인풋이 있어야 새로운 아웃풋이 나오는 법인데, 요즘 나는 마치 비슷비슷한 답만 뱉어내는 AI 같다. 새로움보다는 반복적인 결과물만 계속 내놓는 느낌. 작곡가로서 요즘처럼 인풋이 절실한 시기도 드물다. 작년, 올해에도 OST 작업들이 이어지고 있지만 정작 나의 ‘창작의 시간’은 2022년을 마지막으로 2년 가까이 멈춰 있는 기분이다.


결국은 ‘시간’이 필요하다.


누군가는 "시간 없이 일할 수 있다는 것도 행복"이라고 하더라. 하지만 가끔은 몸과 정신이 따로 노는 느낌이다. 회의를 하며 말은 하지만, 머릿속은 전혀 다른 미션을 수행 중인 그런 느낌. 막상 시간이 생긴다는 건, 그만큼 일이 없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결국 이 모든 생각의 끝은 모순이다.


시간은 있는데 마음이 무겁고, 시간은 없을 땐 더 막막하다. 결국 필요한 건 ‘시간’이 아니라 그 시간을 살아가는 ‘나의 리듬’. 지금 나는 그 리듬을 다시 찾고 싶은 중이다.


keyword
토요일 연재
이전 13화습관처럼 최선을 다하는 사람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