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지지 못한 마음을 달래며

by 윤성

갖은 노력으로도 결국 달라지지 못했을 그녀의 마음을 떠올린다


맛있는 떡볶이로도

그녀의 마음은 결국 생기를 찾을 수 없었던 걸까


얼마 전 작은 공모전에서

작은 상을 하나 받았다


글을 쓰기 시작하고 처음 받아본 상이다

처음 누군가로부터 인정 받았다

더 써도 된다고

처음으로 격려 받은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달라지는 건 없었다

당연하지

작은 공모전에서 작은 상 하나 받았다고

뭐가 달라지겠어


조금 울적했다


나는 언제쯤 나의 책을 출간할 수 있을까

출간한들

사람들이 나의 책을 읽기는 할까

나에게 공감할 사람이 몇이나 될까


외로워


막연하게

내 이름으로 책이 나오고

그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면 더없이 행복할 거라

생각했다


특히 마음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나의 불안과 강박,

가끔 일상까지 짓누르는 걱정의 신경다발들에 관하여 털어놓고

공감받고 싶었다


그런 나의 마음을 사람들이 많이 읽어준다면

행복할 거라고 믿었다


그런데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고

깊게 공감 받던 그녀가 세상을 떠났네


그토록 예쁜 나이에


행복이 무얼까 다시 한번 생각한다

행복하게 사는 게 무엇일까

성찰한다


행복은

돈, 명예, 인맥 같은 것과는

별개의 감정임이 틀림 없어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고

책을 출간하고 그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더라도

행복은

그런 성취와 별개로 존재하는 모양이다

비례하지 않는 모양이다


누군가 간절히 원하는

돈, 명예, 인맥을 가지고도 마음이 힘들 수 있지

텅 비어버릴 수도 있지


반대로


보잘 것 없어 보이는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는 사실

행복할 수 있지


하여 그녀가 다시 눈을 뜨는 날에는

몸이 부서지게 힘들어도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지 못 하더라도


마음만은 꼭

행복하기를


작은 방에서 떡볶이를 먹으며

재미난 영상을 보며

아무도 보고 있지 않아도 낄낄 웃을 수 있는 그런

행복한 삶이기를


그게 백년 가까이 이어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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