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가 말했다."조용히 해줄래?"
아니 이렇게 당당하다니..
첫째가 한참 코로나가 심했을 시기에 줌(zoom)으로 학교수업을 받았을 때 적어뒀던 이야기이다.
첫째는 초등학생인데 3일은 학교에 가고 2일은 집에서 온라인 수업을 한다.
온라인수업을 하기 전 줌(zoom)으로 선생님과 아이들이 얘기도 하고 출석체크도 하는데 어제 있었던 일이 기억에 남아서 적어본다.
수업을 들여다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몇 명이서 그룹을 만들어서 이야기하는 그런 시간이 있나 보다. 아이가 그걸 하는 것 같아 보였는데(문을 닫아주고 아이혼자 수업을 해서 정확히 어떤 건지 알 수는 없음)
아이가 누구에게 말을 하길래 귀가 솔깃해져서 들어보았다.
첫째: 철수야!
철수: 대답이 없음(못 들은 것 같음)
첫째: 철수야!
철수: 어, 왜?
첫째: 네 동생이 시끄러운데 조용히 해달라고 할 수 있어?
철수: 응.(잠시 후) 야! 너 조용히 해! 조용히 하라고!(동생한테)
이게 뭐?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난 저 말을 듣자마자 웃음이 너무도 났다.
왜냐하면 내가 키우고 싶은 아이의 이상적인 성격에 딱 맞아떨어져서 너무 기뻐서...
나와 남편은 이래저래 싫은 소리를 정말 못한다.
그게 내가 피해를 입는 상황이어도 아주 심각한 정도가 아니면 하지 않는다.
나는 그런 내가 답답하다고 인지하고 살았었는데 출산을 하고 육아를 하면서 정말 많이 개선되었다.(출산과 육아는 나를 과연 도대체 어디까지 개선시켜 줄까?)
하지만 아직까지도 완벽하게 고쳐지지는 못했다.
하지만, 오늘 아이는 저렇게 자기가 불편한 상황에서 상대방에게 바로 그걸 이야기하고 시정할 수 있도록 입을 여는 행동을 거침없이 했다.
아마도 아이는 정작 망설이고 고민해서 말한 게 아니라 불편함을 느끼자마자
고민 없이 바로! 이야기한 걸 거다.(아이성격상 100프로다)
내가 아이에게 만들어주고 싶었던 성격. 그렇게 커가는 것 같아서 너무 뿌듯했다.
나는 아이에게 항상 말해주고 있다.
"네가 불편하고 부당하고 기분이 안 좋다고 느껴진다면 바로 상대방한테 말해."
"기분이 나쁘면 너 그 말은 기분이 나빠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해"
"네가 피해를 입으면서까지 부탁을 들어주지 마. 싫으면 싫다고 해도 돼 괜찮아."
막상 엄마인 나는 잘하지도 못하면서 아이가 어릴 때부터 항상 위의 말을 해주면서 키웠다.
아마도 나의 취약점을 물려주고 싶지 않게 하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 이라고나 할까?
아이가 아주 어렸을 때부터 이렇게 나는 마음속으로 내가 가진 단점은 피하고
내가 갖고 싶었던 성격을 아이에게 만들어 주고 싶다는 생각에 무의식적으로 다양한 이야기와 행동들을 했던 것 같다.
그것이 아이의 기질까지 바꿔놓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오늘은 기분이 너무너무 좋았다.
엄마보다 나은 아이를 발견했던 순간.
앞으로도 부당함에 자신 있게 소리칠 줄 아는 아이로 성장하기만을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