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꺼풀을 뱃속에 놓고 왔어

놓고 오길 잘했어!

by 초코푸딩

딸아이는 쌍꺼풀이 없다.


그렇지만 얼굴이 엄청 작고 귀가 원숭이처럼 둥글고 커서 내 눈에는(내 눈에만) 약간 김연아 선수 같은 그런 느낌의 매력이 있다.


아이와 같이 소파에 앉아있다가 아이 얼굴을 물끄러미 한번 쳐다보았다.

그리고 눈 두 덩이를 손톱으로 살짝 눌러서 쌍꺼풀을 만들어보았다.


어머나.. 엄청나게 또렷해지는 아이의 눈. 갑자기 서구형 얼굴이 되어버린다.


'예쁘다..'

라는 생각이 순간 들었지만 바로 손을 거두고 이렇게 말했다.


"넌 쌍꺼풀 없는 게 예뻐. 쌍꺼풀이 없어서 훨씬 개성 있고 매력적이야. 쌍꺼풀을 만들어보니까

얼굴만 예쁘고 향기가 하나도 없는 꽃 같아. 지금이 훨씬 예쁘네"


이 말을 듣고 아이는 말한다.


"그렇지? 엄마 뱃속에서 쌍꺼풀 놓고 오길 잘했지? 내가 놓고 오길 잘했어!"


나도 바로 쉬지 않고 대답을 했다.


"그래 정말 잘했어. 쌍꺼풀 갖고 나왔으면 엄마는 좀.. 사실 별로였을 거 같아"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아이는 그리던 그림을 마저 그린다.


사실 애가 쌍꺼풀이 있건 없건 나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 예쁘던 그렇지 않던 내 얼굴이 아닌데 내가 슬플 일도 아니고 기쁠 일도 아니지 않나.

물론 아이 입장에서는 자기가 예쁘면 좋겠지만 부모가 그것에 대해 평가하고 지레 판단하지는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예쁘다 예쁘다 해주면 아이는 자기가 예쁘다고 생각하고 자신감 있게 살아가겠지.


"뱃속에 쌍꺼풀을 놓고 나오길 아주 잘~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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