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한테 바라는거 있어? 라고 물어보았다

덜덜덜..물어는 봤지만 대답이 무섭다.

by 초코푸딩


넷플릭스에 '금쪽같은 내 새끼가' 있길래 보고 싶은 편을 골라 열심히 보고 있었다.

거기서 설루션을 실행해 보는 엄마의 모습이 나왔는데 사이가 좋지 않았던 아들에게 이런 말을 했다.


"엄마한테.. 바라는 게 있으면 말해봐."


그 집 아이는 됐다고 대답하면서 결국 또 한바탕 하고 끝났는데 내심 나도 한번 애들한테 물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잠깐 망설였다. 애들이 마구 무언가를 쏟아낼까 봐 겁이 났다고나 할까? 여하튼 용기를 내어서 입을 떼어보았다.


첫째는


"응? 난 다 좋은데?"

"아, 하나 있다. 샤프심 좀 사줘"


라고 말하고는 통통한 팔목으로 나를 끌어안았다.


5학년쯤 되면 샤프를 쓸 것 같아서 사줬는데 연필만 쓰길래 잊고 지냈더니 아이는 샤프심 다 쓴 걸 이야기했다.

그런데 그 샤프심은 둘째가 그림 그릴 때 다 써버렸다고 한다. 첫째껀데.. 둘째가 다 썼네.


잊고 있었는데 문구점에서 샤프를 고르고 첫째는 너무 좋아서 쇼핑백에 있는 샤프가 잘 있나 계속 재차 확인하면서 걸어왔었다. 이제 생각이 나네. 되게 좋아했었는데 둘째한테 양보하고 샤프심도 없고 조금 마음이 아팠겠다 싶었다.

내일 문구점에 함께 가서 샤프심 3 통정도 사고 둘째도 샤프를 하나 따로 사줘야겠다.


둘째는


엄마가 화내면서 말하는 게 무섭다고 말했다. 다른 건 다 좋은데 그게 무섭다고 했다.

아.. 맞네..

뭔가 방해하거나 집중해야 할 때 말을 걸면 약간 매섭게 화를 냈었지.. 맞네 맞아..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고 꼭 안아주었다.


일단은 안 그러겠다, 화를 안 내겠다고 대답은 했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약간 자신은 없다. 최대한 마음을 수련하여 화를 덜 내는 모습을 보이도록 노력해 보아야겠다.


대화는 참 많은 문제들을 해결해 주지만 그걸 알고 있음에도 진솔한 대화를 꺼내기는 참 어렵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더욱 그렇다.


나는 내 부모와의 사이에서 그렇지 못했고 그랬기 때문에 내 자녀들과는 그러지 말아야지라고 항상 다잡고 곱씹는다.


부모의 긴 시간의 부족했던 행동들로 자녀의 인생이 충분히 통째로 바뀔 수 있으며 나빠진 것은 절대 되돌려지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아니까.


아, 매일 배우고 또 배운다.

나보다 까마득히 어린 지혜로운 아이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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