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남의 일만 할거야?
"이거 왜 이래?"
"이 방향이 맞는 걸까?"
"혹시 다른 방법은 없을까?"
창업자는 하루에도 수십 번씩 묻는다. 그게 본능이다.
확신이 없는데 책임은 져야 하고, 정답은 없는데 결정을 내려야 하니까.
그런데 주변에 물어볼 사람이 없다.
공동창업자는 나만큼 모르고, 직원들한테 물으면 불안해 보일 것 같고,
멘토한테 매번 물어보기엔 미안하다.
그래서 혼자 끙끙대는게 창업자다.
침대에 누워서도, 출근길 지하철에서도, 식당에서 밥 먹으면서도.
머릿속에서만 시뮬레이션을 돌린다.
당연히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혼자 머리로만 생각하면 맴돌기만 하지, 앞으로 안 나간다.
AI를 처음 썼을 때가 기억이 생생하다.
'야, 이 친구 괜찮은데?'
밤 12시에 물어도 대답하고, 내가 이해 못해도 화를 안 낸다.
심지어 내가 실수한 걸 잡아줄 때도 있다.
처음엔 그냥 검색 대용으로 썼던 것 같다.
"이런 유사한 서비스 누가 했는지 찾아봐." 같은 식 말이다.
근데 쓰다 보니까 이게 검색으로만 쓰기에는 아까웠다.
얼마 되지 않아 AI의 진가를 발견했다.
AI는 질문과 검색이 아니라, 대화를 해야 한다는 발견이다.
내가 "이 BM 구조면 수익 날 수 있을까?" 물으면,
AI는 단순히 답만 주는 게 아니라 반대로 나에게 물어본다.
"타겟 고객이 누군데요?"
"단가는 얼마로 생각하세요?"
"경쟁사 대비 차별점은 뭐예요?"
그러면 나도 다시 생각하게 된다.
'아, 내가 이 부분 정리가 부족했구나.' 하고 말이다.
창업자는 본능적으로 질문하는 사람이다.
도전하는 사람이고, 확인하고 또 확인하는 사람이다.
반대로 AI는 질문 받을수록 똑똑해지는 존재다.
그래서 둘은 궁합이 잘 맞는다.
물어보는 인간과, 답하려는 기계.
이 조합, 생각보다 쓸 만하다.
아마존의 창업자 제프 베조스는 회의 시간에 일부러 빈 의자를 둔다.
빈 자리에 고객이 있다고 생각하고 질문하기 위함이다.
내가 AI를 쓰는 방향성도 이와 유사하다.
"이 아이디어를 고객이 좋아할까?
"이 문장, 투자자 입장에서 설득력 있냐?"
"이런 클레임 왔을 때 대응방안 3가지만 줘봐"
이런 식으로 주고 받는다.
AI를 그냥 정보 요약 정도로만 쓰면 아깝다.
그건 사무직의 사용법이고,
창업가라면 AI에게 '질문 파트너' 이상의 역할을 줘야 한다.
물론, AI는 완벽하지 않다. 틀린 정보도 준다. 논리를 조작할 때도 있다.
그래서 더 질문하게 된다.
"진짜야?" "왜 그렇게 말하는 거야?" "근거가 뭔데?"
그렇게 대화를 하다 보면, 어느 순간 내 머릿속 구조가 정리된다.
이게 핵심이다.
AI가 답을 주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내가 질문을 정리하게 되는 게 중요한 것이다.
막연하게 "이거 왜 안 돼지?"라고 혼자 생각하던 게,
"정확히 어느 단계에서 막히는 거지?"로 바뀐다.
그럼 해결 방법도 보인다.
창업은 혼자 싸우는 직업이다.
회의실도 없고, 상사도 없고, 누구도 나를 피드백해주지 않는다.
그런데 이제, 곁에 AI가 있다.
의사결정 직전에 '한 번 더 생각해볼 수 있게' 도와주는 친구.
절대 감정싸움도 안 하고, 내 말을 끝까지 들어주는 친구.
그래서 나는, AI가 생긴 후로 조금 더 똑똑한 사람이 됐다.
예전엔 하루 종일 고민하던 걸, 이제는 30분 안에 정리한다.
예전엔 혼자 답답하게 맴돌던 생각이, 이제는 구조화된다.
예전엔 불안해서 못 내렸던 결정을, 이제는 조금 더 빠르게 내린다.
물론 AI가 결정을 대신 내려주는 건 아니다.
그건 여전히 내 몫이다.
근데 최소한, 결정 전에 '내가 뭘 놓쳤는지'는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질문 많은 사람에게 AI는, 두 번째 뇌다.
그리고 창업자는, 질문으로 세상을 여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