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민재 미첼 MJ Mitchell Mar 14. 2023

시詩-낮달
     -꽃물이 드네

민재 미첼 MJ Mitchell

낮달 


민재 미첼


차를 몰아 먼 낯선 길을 갔네 초행길은 언제나 불안한데 다행히 하얀 낮달이 따라와 주었네 어릴 적 외가에 갈 때도 따라오던 오랜 친구라네 차 안을 들여다보는 낮달은 눈부시지 않아 좋았네 마주 볼 수 있어 좋았네 낮달의 희고 푸른 얼룩 속에는 바다가 있다네 달의 바다에서 들리는 잔잔한 파도 소리를 따라 어린 시절 기억이 밀려왔다 밀려갔네 잊을만하면 따라와서 잊을만한 오랜 기억을 들려주는 말없는 이야기꾼 낮달의 조용한 동행은 먼 초행길에 위로가 되었네 낮달이 있어 외롭지 않았네.



꽃물이 드네


민재 미첼


고향, 먼 남쪽에서 봄소식이 들려오네

내 집 마당에는 아직 눈이 밟히는데

고향의 봄은 언제나 내 시간을 앞지르네


홍매화 산수유 왕벚 개나리 진달래 

이름만 불러도 마음 가득 꽃물이 드네


앞산 뒷산 지천으로 흐드러진 

고향의 봄꽃을 생각하면

그리움도 잠시 슬픔을 접고

사뿐사뿐 꽃밭을 거니네

 

여기는 아직 겨울이지만.

이전 17화 시詩-달빛 조각을 물어 오는 고양이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