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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재 미첼 MJ Mitchell Apr 03. 2023

시詩 - 세상은 스노우볼

민재 미첼 MJ Mitchell

세상은 스노우볼


민재 미첼

 

세상이 작은 스노우볼 이면 좋겠다

유리공 안에 나무도 있고 집도 있는 스노우볼

흔들어 주면 출렁이는 세상 속으로 눈이 내리고

수평선과 지평선의 경계가 세상의 끝이 되는 곳  


모든 삶이 거시적으로 하찮게 보일 수 있는 세상

벗어 놓은 구겨진 외투와 낡은 수건의  미시적 슬픔을

알아챌 수 없는 작고 작은 세상이면 좋겠다  


보잘것없고 왜소한 티끌 같은 삶

먼지를 털듯 아무렇지 않게 툭툭 털고

세상은 어차피 스노우볼이라고 비웃을 수 있게

스위치를 누르면 위로 같은 짧은 음악이 들리고

달콤한 눈이 쌓이는 스노우볼 세상이면 좋겠다


그 속에서는

장엄하거나 하찮은 삶과

오만하거나 슬픈 삶이

모두 거기서 거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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