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단풍나무와 바다
민재 미첼 MJ Mitchell
단풍나무와 바다
민재 미첼
담장을 넘어온 뒷집 단풍나무가
우리 집 뒷마당에 그늘을 만든다
여름이 깊어지자 그림자도 깊어진다
나뭇잎 사이로 햇빛이 파고들면
그림자 사이사이 일렁이는 빛이
윤슬처럼 반짝이고
어느새 뒷마당은 바다가 된다
고래 한 마리를 꺼내서
바다에 풀어 준다
옆구리에 따개비를 붙인 고래는
멋지게 뛰어올라 공중제비를 돈다
숨구멍으로 힘차게 물을 뿜는다
어디선가 나타난 작은 새들은
물고기처럼 지느러미를 펴고
쏜살같이 헤엄친다
다행이다
마음이 있어서
뒷마당도 얼마든지 바다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