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재 미첼 MJ Mitchell
민재 미첼
밤마다 달빛 조각을 물어 오는 고양이가 있었다 세상의 진실은 오직 고양이가 물어 오는 달빛을 통해서만 전해졌다 비밀스러운 진실이 담긴 조각들은 집집마다 문 앞에서 발견되었지만 어떤 사람들은 그것을 모른척했다 염려와 허세와 지독한 고집으로 그것이 달빛 조각일리 없다고 우기기도 했고 달빛을 물어 오는 고양이 따위는 없다고도 했다 아름답고 신비로운 조각들은 사람들이 알아보지 못하자 빛을 잃었다 덕분에 버려진 진실은 쓰레기처럼 나뒹굴었고 사람들은 야들야들하고 쓸모 있는 거짓과 비양심을 간직했다 진실의 부재에 대한 사회적 책임은 모두 달을 향했고 일부 극단주의자들은 진실을 전하지 않는 쓸모없는 달의 폐기를 주장했다 실망한 고양이는 달빛 조각을 문 앞에 놓아두는 대신 나무나 풀잎에 걸어 두기 시작했다 바람이 불면 진실은 홀씨처럼 사방으로 흩어졌고 산과 들과 강과 바다에 사는 생명들만이 진실을 알게 되었다 이제 진실은 더 이상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았다 어리석은 이들은 달빛 조각 대신 엉뚱한 것을 소중하게 보관하며 그것을 행복이라 믿었고 고양이는 달빛 조각을 베어 먹고 현자賢者가 되었다.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