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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측정하는 방정식이 있다면

행복은 만족에서 기대를 뺀 값 입니다만

행복을 측정하는 방정식이 있다면


일반적으로 돈을 많이 벌면 행복해질 거로 생각합니다. 행복에 관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자신이 가진 소득의 증가량만큼 쾌락이 계속 증가하지 않는다고 하는데요. 연구했던 시점을 기준으로 연봉 약 6,000만 원 소득 수준까지는 소유가 많아지면 행복이 증가하지만, 그 이후부터는 소유가 많아진 만큼 쾌락이 증가하지 않습니다. 행복해지기 위해 열심히 돈을 벌어야겠지만, 자신이 가진 소유와 재산이 반드시 자신의 행복을 보장한다고 생각하면 곤란하겠죠. 소유가 곧 행복이라는 생각은 잘못되었습니다. 그저 소유는 행복의 전제에 불과할 뿐이죠.


누군가 제게 행복했던 순간이 언제인지 물어보면, 저는 손으로 꼽아서 셀 수 있었습니다. 다시 말해, 손으로 꼽은 순간을 제외하면 제 인생의 대부분에 별로 만족하지 못했다고 볼 수 있겠죠. 제 과거를 돌아보면, 찰나의 쾌락을 얻기 위해 스스로 불행으로 몰아붙였던 듯합니다. 잠시 행복을 맛보고 나면 곧바로 허무함이 찾아왔는데요. 그 허무함을 이겨내기 위해 또다시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고,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나를 불태우는 일을 반복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누구보다 열정적이었지만, 제 삶은 불만, 분노로 가득했습니다.


부모님의 기대에 짓눌려 분노가 가득했던 한 재수생을 만나 학업 상담을 하던 도중,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답답하다는 말을 듣게 되었습니다. 주변 사람이 거는 기대를 끊어낼 수 있다면, 행복이 보장되진 않아도 적어도 불행을 피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이 깨달음을 얻고 나서 저는 기대와 행복 사이에 어떤 특별한 관계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스스로 삶을 돌아보니,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공부했던 제 삶도 이 학생과 크게 다르지 않더군요. 심지어 저는 스스로 만든 틀이나 고정관념 속에 저를 집어넣어 스스로 옥죄고 있었습니다. 혼자 일어나지도 않을 일 때문에 쓸데없이 고민하기도 했고, 중요한 선택을 앞두고 주저하는 모습 때문에 행복해질 기회를 놓친 적도 많았죠. 어느새 내가 행복해지려고 만든 나만의 틀이 오히려 내 행복을 방해하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쯤 되니 행복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스스로 행복을 정의해 보고 싶었죠. 사전의 도움을 받아 행복이 무엇인지 정리해 보니, 행복이란 '자신이 세운 기대가 채워지고 난 후, 느껴지는 현실의 만족한 상태'로 정의할 수 있었습니다. 인간은 자신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 만큼 불행하다고 느끼고, 기대 이상으로 만족한 만큼 행복하다고 느끼죠. 이걸 토대로 '행복' = '만족' - '기대'라는 행복 방정식을 세울 수 있습니다. 이 방정식에 따르면, 현실의 만족 상태는 스스로 바꿀 수 없으니 행복해지려면 매사에 기대를 작게 가지려고 애쓰는 게 맞다고 생각했죠.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 말이 와닿는 순간이었습니다.


행복 방정식을 깨닫고 난 후, 주어진 삶에 늘 감사하면서 살아갈 수 있었습니다. 물론 생각대로 일이 잘 풀리지 않으면 분노할 때도 있었죠. 하던 일이 잘못된 것은 아닌지 불안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예전 같았으면 분노와 불안을 다스리지 못해 오랫동안 힘들어했다면, 이제는 내가 어떤 것을 잘못 기대했는지 떠올리곤 합니다. 그러다 보면 스스로 갖고 있던 오해나 고정관념을 쉽게 찾아낼 수 있었죠. 자연스럽게 자신의 분노와 불안을 잘 다스릴 수 있게 되니, 감사와 행복의 순간이 계속 이어지게 됨을 느꼈습니다. 스스로 삶의 만족도가 높아지다 보니, 주변 사람에게 행복 방정식을 설명해 주게 되었고요. 제 주변 사람들이 행복해지니, 저도 다시 행복해지는 기분이 듭니다. 행복한 사람이 되려면 행복한 사람 곁에 있는 것만큼 좋은 게 없다고 생각하는데요. 제 주변을 넘어 이 글을 보는 분들이 모두 행복해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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