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고객이 실리프팅 시술을 위해 병원을 찾았다. 예약을 하지 않고 가서 실장과의 상담을 좀 기다렸다. 실장과 상담을 우선 시작하였다.
내원하게 된 동기, 원하는 시술과 관리 등에 대한 기본적인 상담을 하고 드디어 의사 선생님과 면담을 하게 된다. 의사 선생님은 A의 얼굴 상태를 분석하고 어떤 시술이 합당한 지, 설명을 굵고 짧게 해 준다. 아주 굵고 더없이 짧게.
더 자세한 것은 실장과의 심층 상담으로 넘기고 의사와의 상담을 마친다. 이후 실장과의 상담에서 시술비, 전후 좋아질 가능성 등 미래에 대한 희망적 이야기를 듣고 모든 상담을 종료하게 된다.
한 번의 상담으로 자신감이 생기고 상담의 요령이 생긴 A는 다른 병원도 가본다. 이제는 미리 전화로, 카톡으로 예약을 하고 간다. 이 병원에선 실장이 아닌 의사와의 상담을 먼저 시작하게 하는 시스템이다. 의사에게 실리프팅을 원한다 전달하고 구체적인 피부의 상태와 탄력의 정도를 체크받고 어떤 방법이 좋을지 조언을 듣는다.
이후 상담실로 와서 실장에게 이 병원에서 실리프팅 시술을 많이 했는지, 한 번만 하면 되는 건지, 젤 중요한 가격을 물어보고 다시 오겠다며 오묘한 대답을 하고 상담을 마친다.
또 다른 병원에서는 이전과 다른 상담의 시스템이 있을 수 있다. 이 수많은 한국의 미용 전문 병원 시스템이 얼마나 다양하겠는가. 그러나 90% 비슷하거나 일관된 시스템의 양식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의사와 실장과의 각각의 상담을 반드시 한다는 것이다.
어느 병원을 들어가도 상담 전문 실장이 대부분 있다. 미용 상담을 간호사가 해주지 않는다. 피부관리사가 해주지 않는다. 물론 작은 규모의 병원에서 효율적인 인원 배치를 위하여 상담 겸 간호사, 상담 겸 관리사가 있을 수는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병원에선 집중적으로 상담을 해주는 전문가가 있다. 이들을 우리는 상담실장이라고 부른다. 아무리 한가한 시간에 찾아가서 병원에 환자가 없고 충분한 상담 시간이 있다고 의사가 장시간 상담해주는 곳은 별로 없다.
의사가 할 수 있는 핵심적인 이야기를 전달받고 자세한 상담은 실장과 하세요라는 말을 결국 들으며 상담실로 이동하게 된다.
왜 그런가? 의사가 권위적이어서 충분히 설명을 해주지 않아서가 아니다.
요즘 의사들은 무한한 경쟁 속에 친절하지 않을 수 없다. 친절한 서비스 정신은 직원만 있는 게 아니다. 의사부터 친절해야 하고 친절하다. 그러나 아무리 의사가 친절해도 의사에게 묻지 못하는 애매한 질문이 고객에겐 있다.
의사를 붙잡고 가격 더 할인해 주세요. 이 병원은 다른 병원보다 비싸요. 그런데 리스팅 시술 많이 해보셨어요라고 못 묻는다.
좀 더 친근한 실장에게 폭풍 질문을 한다. 요즘 고객은 거침없이 과감하게 하시고 싶은 질문 다 하시고 질문도 예리하게 잘하신다. 이게 한국의 메디컬 현실이고 여기서 아주 중요한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현명하고 똑똑한 고객은 실장과의 좋은 관계가 뭔가 나에게 이롭겠다고 직감적으로 안다.
내공이 많이 부족한 고객은 실장을 내편이 아닌 경쟁상대 내지는 아래 직원 정도로 여기고 활용을 못한다. 자기가 알면 얼마나 안다고 잘난 척을 한다는 둥, 별로 이쁘지 않으면서 자기 관리나 잘하지 등 비교한다.
뷰티 메디컬에서 실장을 잘 파악하고 소통 잘하는 고객은 그렇지 않은 고객보다 2배 많은 이득을 보고 서비스를 받는다.
굳이 돈으로 따져도 가격 대비 두 배의 서비스를 받는다. 이를 의사가 묵인하고 실장도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실장과 친한 고객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지속적으로 병원을 이용하는 VIP 고객이니 왕창 서비스를 넣는 것은 당연하다.
의사를 내 편으로 만들어 줄 좋은 서비스를 받고 싶은가? 실장과의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면 된다.
실장과의 긴밀한 관계는 반드시 의사에게 전달된다. 이 분은 아주 잘 모셔야 할 VIP입니다. 차트 한쪽에 체크해놓는다.
실장을 내 편으로 만들어서 선크림 하나라도 서비스받고 싶은가? 의사에게 가서 실장의 장점을 폭풍 칭찬하면 된다. 고객관리를 잘하고 후 관리에 대한 서비스가 완벽한 실장의 칭찬을 듣는 순간 의사는 뿌듯하고 병원이 넘 잘 운영되고 있는 것 같고, 역시 사람을 잘 뽑았다는 감동마저 느끼게 된다.
나는 의사와 실장과의 공생관계를 오랜 시간 옆에서 지켜봤다. 의사, 환자, 실장은 아주 안정적인 삼각형 모양의 관계 속에 있다.
내공이 적은 사람은 병원에서 의사만 바라다본다. 분명 주체가 맞다. 의사가 시술하고 의사가 판단하니 가장 중요한 나의 건강한 아름다움을 책임질 사람은 의사다.
그런데 의사와의 만남이 짧다 보니 우리는 너무 다양한 메디컬 시술의 과정과 전후 주의할 점, 새로운 정보, 이후 관리 방향 등을 설명하는 전문가인 실장을 새로운 주체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즐거운 의존이다.
학회를 가면 각 주제별로 다양한 룸에서 강의가 이어진다. 비만, 성형, 탈모, 레이저 등 종류도 다양한 미용의학의 공부가 이뤄진다. 당연히 의사가 참여한다. 그런데 이 학회에 의사 말고 유일하게 참여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실장이다.
그 수많은 강의 중에서 실장들을 위한 전문 강의가 따로 마련되어 있다. 이 강의에선 의사들이 직접 나서서 메디컬 시술이나 레이저 등에 대한 정보를 준다. 그리고 고객 마케팅에 대한 전문가 강의도 있다.
왜냐면 의사의 상담에 이어서 어쩜 더 많은 시간을 우리는 실장과 상담한다. 이들은 아주 프로페셔널한 전문가다. 늘 의사와 같이 공부하고 의사와 눈높이를 맞추며 병원을 운영하는 주체이다.
의사에겐 진료와 시술과 핵심적인 의료 상담을!
실장에게 의사에게 묻지 못하는 메디컬의 모든 것을 물어보는 깊은 상담을!
이게 바로 한국의 메디컬 문화다. 의사와 실장을 내편으로 만드는 방법은 이들의 관계를 잘 파악하고 현명하게 요령껏 원하는 내 목소리를 각각의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의사에게 얻고 싶은 건 실장에게, 실장에게 얻고 싶은 건 의사에게. 그 시작은 믿음과 칭찬이다.
어차피 이용할 병원이니 믿고, 전문가들에게 칭찬해주자. 이 병원을 알게 되어서 너무 기뻐요. 의사 선생님이 너무 신뢰가 가요. 실장님이 상담을 잘해주셔서 시술하기로 결정했어요.
칭찬은 의사와 실장에게 기분 좋은 사명감과 자신감을 주고, 그 결과는 나의 건강한 아름다움으로 보상받는다.
아직도 이곳저곳 병원을 다니고 가격에 쫓겨 가며 얄팍한 상담을 받고 오세요? 아직도 당신은 어느 병원의 VIP가 아닌가요?
그것은 이런 말과도 같다. 나는 아직도 나를 이해하는 의사와 실장을 만나지 못했어요.
그래서 또 떠돈다. 친구가 가자하면 이 병원으로 , 조금만 싸다 하면 저 병원으로.
VIP가 되어 받는 보상을 안다면 떠돌이 고객에서 탈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