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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예빈 May 10. 2024

불가능이란 없다 1

색을 극복해 내다.

내 수업은 주로 색연필을 사용한다.

어떤 수강생분이 적녹색약이 있는데 할 수 있는지 물어보셨다. 나는 대답했다.

"색연필에는 번호와 색이름이 있으니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색약이라는 것에 대해서 며칠간 집에서 이것저것 자료를 찾아보고 생각을 많이 했다. 기초 도형 수업을 통해 빛이 만들어내는 명암을 이해하는 수업을 진행했다.

그리고 몇가지 그림을 더 진행한 후, 이 분의 눈에서는 어떻게 보이는지를 내가 정확히 알아야 했다.

"일단 눈에 보이는 대로 그려보세요."

결과물을 봤을 때, 그동안 배운 수업을 통해 명암은 이해하고 있어서 흑백으로 그리는 것은 가능해보였다.

'명암은 이해하고 계시는구나!'


나는 말했다.

"이걸 그려볼게요. 무슨 색일지 생각하지 마시고 배운대로 명암만 생각하세요. 이게 베이스가 될 거고, 이게 밝은 톤, 이게 중간 톤, 이게 어두운 톤의 자리에 있으면 돼요. 색연필번호랑 명암만 생각해서 각각 자기 자리에만 넣어보세요."


그렇게 하여 여러가지를 그렸고, 적색과 녹색 밖에 없던 호박도 카네이션도 멋지게 완성하셨다.

색약이 있다고 컬러그림을 그릴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열심히 해서 이렇게 해내는 당신의 눈과 손에 경의를 표합니다.


* 수강생분의 그림 (재료: 색연필)

제가 손댄 거 없이 100% 혼자서 그리신 그림이에요. 마법처럼 금방 된 것은 아니고 그리신 분의 열정과 노력이 담긴 몇 개월의 시간이 있었어요. 이야기는 짧게 요약한 거예요. 매시간 열심히 하시는 멋진 분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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