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불가능이란 없다 1

색을 극복해 내다.

by 자명

내 수업은 주로 색연필을 사용한다.

어떤 수강생분이 적녹색약이 있는데 할 수 있는지 물어보셨다. 나는 대답했다.

"색연필에는 번호와 색이름이 있으니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색약이라는 것에 대해서 며칠간 집에서 이것저것 자료를 찾아보고 생각을 많이 했다. 기초 도형 수업을 통해 빛이 만들어내는 명암을 이해하는 수업을 진행했다.

그리고 몇가지 그림을 더 진행한 후, 이 분의 눈에서는 어떻게 보이는지를 내가 정확히 알아야 했다.

"일단 눈에 보이는 대로 그려보세요."

결과물을 봤을 때, 그동안 배운 수업을 통해 명암은 이해하고 있어서 흑백으로 그리는 것은 가능해보였다.

'명암은 잘 이해하고 계시는구나!'


나는 말했다.

"이걸 그려볼게요. 무슨 색일지 생각하지 마시고 배운대로 명암만 생각하세요. 이게 베이스가 될 거고, 이게 밝은 톤, 이게 중간 톤, 이게 어두운 톤의 자리에 있으면 돼요. 색연필번호랑 명암만 생각해서 각각 자기 자리에만 넣어보세요."


그렇게 하여 여러가지를 그렸고, 적색과 녹색 밖에 없던 호박도 카네이션도 멋지게 완성하셨다.

색약이 있다고 컬러그림을 그릴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열심히 해서 이렇게 해내는 당신의 눈과 손에 경의를 표합니다.


* 수강생분의 그림 (재료: 색연필)

제가 손댄 거 없이 100% 혼자서 그리신 그림이에요. 마법처럼 금방 된 것은 아니고 그리신 분의 열정과 노력이 담긴 몇 개월의 시간이 있었어요. 이야기는 짧게 요약한 거예요. 매시간 열심히 하시는 멋진 분이에요 :)
keyword
이전 02화멘토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