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진짜 그림에 재능이 없어요."라고 말하는 분들 중에서 막상 가르쳤을 때 못 그리는 분을 본 적이 없다. 본인 스스로의 끈기 부족으로 한두 장 그리다가 사라진 분들 외에는 계속 그리던 분들은 결국 "제가 이렇게 그리고 있는 게 신기해요!"라고 한다.
그럴 때면 나는 말한다.
"제가 처음에 말씀드렸죠~ 재능이 없다고 판단할 만큼 그림을 그려보긴 했는지를. 수십 수백 장 그려본 것도 아니고 고작 몇 장 그려놓고 '아 나는 그림을 못 그려'라고 생각하는 게 99%니까요."
자신이 똥손이라는 분들을 막상 가르쳐보면 다들 나의 첫 시작보다 훨씬 더 잘하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통 "선생님은 그림에 재능이 있어서 좋겠어요!"라고 한다. 내가 자신들보다 사실 훨씬 더 못 했었고 그래서 내가 얼마나 많이 그려오면서 겨우 이렇게 만든 거라는 것을 생각하지 못한다. 마음에 안 드는 내 그림을 보며 손목을 잘라버리고 싶은 답답함 속에서 매일 울면서 그려온 그 시간들을 모르고 대부분은 재능 탓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