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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예빈 Nov 09. 2024

수제자와 스승

갑자기 지난주 수업에서의 대화가 생각난다.

어떤 분이 질문하셨다.

"선생님 저 사실 다른 데서도 그림을 배우고 있거든요, 그런데 그 선생님은 물어보면 어떤 건 알려주는데 어떤 거는 자기 노하우라서 가르쳐줄 수도 없다고 하던데 선생님은 다 퍼주는 느낌이 들어서요. 그러다가 학생들이 더 잘하면 어떻게 해요? 걱정되진 않으세요?"


나는 대답했다.

"어차피 10개를 알려줘도 10개를 다 하는 학생은 많지 않아요. 한두 개라도 하면 다행이지. 다 퍼줘도 써먹지를 않던걸요."


그 말에 다들 찔린다며 웃으셨다. 나는 말을 이었다.


"나보다 더 잘하면 그건 좋은 일이지요. 가장 훌륭한 학생은 선생이 가지 못한 길을 보여주는, 선생을 뛰어넘는 제자예요. 뛰어넘어주세요. 그런 수제자가 생기면 얼마나 뿌듯하고 좋아요. 게다가 내가 뭐 가만히 그 자리 그대로 있겠나요. 나도 어제보다 오늘 더, 오늘보다 내일 더 계속 성장할 텐데. 서로가 서로를 보며 같이 성장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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