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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거리 여행 안 싸우기 위한 노력

여행 전 OO를 필수로 한다

by 사적인 유디

남자친구와 거주하고 있는 부산시를 벗어나 타지로 장거리 여행을 갔다만 하면 싸웠다.


다행히도(?) 서로 싸우고 감정 낭비 하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빠르면 싸운 당일 늦으면 그 다음날 오전에 잘못을 빠르게 인정하고 진심으로 사과하며 어색한 기류를 풀어냈다.


무엇 때문에 기분이 나빴고, 무엇 때문에 이런 반응이 나왔는지에 대해 서로 솔직하게 털어놓고 사과를 했다. 그리고 서로의 말을 최대한 경청하고, 받아들였다.


나는 비공개 인스타그램 계정에 우리의 있었던 일들을 일기처럼 작성하고는 하는데, 내가 잘못했을 때는 반성문이 되기도 한다.


일기(반성문)를 몇 번 적다 보니 우리가 장거리 여행 시 안 싸울 수 있는 방법을 하나 깨닫게 되었다.


우리가 주로 장거리 여행을 갈 때 싸우는 이유는 내가 말을 틱틱거리거나 짜증을 내거나 이상한 이유로 칭얼거릴 때가 많았다. 이런 증상(?)이 나왔던 건 다 내가 배가 고팠기 때문이다. (ㅋㅋㅋ)


보통 장거리 여행을 갈 때는 아침에 출발하고, 끼니를 거른 상태에서 갈 때가 많은데, 나는 배고프면 예민해지는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나를 오랫동안 봐온 우리 친오빠의 경우에는 내가 공복일 때 막 짜증을 내면 밥을 먹이거나 간식을 먹이기도 한다.


문제는 내가 이걸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뒤늦게 내가 짜증이 난 데에는 다 공복 상태였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큰 깨달음(?)을 얻은 나는 남자친구에게 제안을 했다.

우리가 안 싸우기 위해서는 일단 밥부터 먹자고.


그렇게 우리는 장거리 여행뿐만 아니라 평소 데이트 때에도 일단 만나면 밥부터 먹고 나의 짜증을 예방했다.


간혹 웃긴 건 내가 공복인 상태에서 남자친구한테 투덜투덜거리면 남자친구가 알아서 '아고 밥부터 먹여야겠다'라며 나를 밥집에 데려간다.

최근에 다녀온 장거리 여행에서도 남자친구는 잊지 않고 출발 전에 아침밥부터 먹였다.


참으로도 단순한 나는 밥 먹기 전에는 세상 예민하다가도 밥을 먹고 배 부른 상태가 되면 안정적인 상태로 돌아온다. (오히려 더 신나서 텐션이 올라가기도 한다.)


밥을 제대로 챙겨 먹은 뒤로는 남자친구한테 틱틱거리지도 않고, 짜증을 부리지도 않게 되었다.


그렇게 우리의 장거리 여행과 데이트 전 필수 사항은 ‘밥부터 먹기’가 되었다.


조금 유치하기도 하고, 애 같아 보이지만 …

기분 좋게 떠난 여행에서 싸움에 에너지 낭비를 하지 않는 우리의 해결책을 찾았음에 만족한다.


주위에 누군가 이유 없이 짜증을 내거나 예민하게 군다면 입에 먹을 것을 넣어줘 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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