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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 두려워요

마음 놓고 행복하지도 못했던 지난날

by 사적인 유디 Mar 01. 2025


어쩌면 지금도 이 징크스를 가지고 있는지 모르겠다. 나에게는 한 가지 징크스가 있는데, 행복을 느끼면 바로 불행이 닥쳐오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꽤 오랜 시간 동안 ‘행복‘이라는 감정을 생각한 적도 없고, 입 밖으로 내뱉은 적은 더더욱 없었다. 멘탈이 약한 나는 행복 뒤에 따라오는 불행을 감당할 수가 없었다.


행복 > 불행 > 행복 > 불행을 겪어온 나는 애초에 행복한 감정을 느끼지 않도록 다짐했다. 행복 뒤에 따라 오는 쓰나미 같은 불행이 큰 공포로 느껴졌고, 불행할 바에는 행복하지도 말자는 마음이 깊게 박혀있었던 것 같다.


때로는 ‘이렇게 행복해도 되나?’라는 생각을 할 때도 있었다. 하지만, 누군가 나를 비웃기라도 하는 것 마냥 곧바로 불행해졌고, 그렇게 나는 너덜너덜해졌다.


행복하다 잠시 힘든 때가 오더라도 그것을 잘 이겨낼 수만 있었더라면, 온전한 행복을 누릴 수 있었을 텐데,

어느 순간부터 다시 불행해지겠지 라는 생각에 온전히 행복을 누리지도 못했다.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크다고 했지, 기대를 전혀 하지 않는다고 해서 실망이 없는 것도 아닌 것처럼. 행복을 느끼지 않으려고 해서 불행이 오지 않는 건 아니었다.


감정의 기복이 덜했을 뿐, 불행만을 느끼다 보니 마음속 우울감은 더 커져만 갔다.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라니. 아니, 행복을 느끼면 불행이 올까 봐 겁먹는 사람이라니. 얼마나 미련하고, 안타까운가.


현재도 온전한 행복을 느낄 때면, 또다시 불행해지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스쳐 지나간다. 하지만, 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예전보다 이 불행을 받아들이고 이겨낼 수 있는 힘이 생겼다는 정도?


옆에 좋은 사람을 두었기 때문에, 이 고통도 예전만큼 괴롭지는 않을 거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항상 행복하고 좋은 일만 생기기를 바란다면, 그것은 내 욕심이지 않을까? 좋은 날도 있고, 나쁜 날도 있고, 이런 날도 저런 날도 겪어가면서 한 단계 성장하는 게 아닐까 싶다.


좋은 날은 온전히 그 좋음을 받아들이며 행복해하고,

나쁜 날은 그 힘듦을 이겨낼 수 있음을 스스로 믿고 버티며 이 세상을 잘 살아가려 한다.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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