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을 대처하는 성숙한 자세란 무엇일까
1월부터 시작이 좋지 않았던 것 같다. 자꾸 일이 꼬이는 것 같고, 마음속 응어리가 자꾸만 쌓이는 느낌이 들었다. 나쁘다가 괜찮고, 괜찮다가 좋고, 좋다가 나빠지는 것을 반복했다.
워낙 감정 기복이 심하기도 하고, 그 감정에 깊게 몰입하는 편이기 때문에 나의 기복에 내가 지치는 상황이 연속됐다.
하루는 긍정적이었다가, 하루는 부정적이었다가.
1시간 전에는 긍정적이었다가, 1시간 후에는 부정적이었다가.
나의 감정을 내가 컨트롤하지 못하게 되었고, 마음의 여유는 점점 없어지게 되었다. 마음의 여유가 없어지니 예민해지고, 예민해지니 주위 사람들을 힘들게 만들었다.
참을성과 인내심은 바닥을 치고, 기대한 만큼 상실하기가 일쑤였으며, 모래성처럼 파도에 휩쓸리는 날들이 계속되었다.
‘왜 나는 이것도 참지 못할까, 왜 나는 이런 작은 것도 그냥 넘어가지 못할까, 왜 나는 더 좋게 생각하지 못할까, 왜 나는 이 감정에서 벗어나지 못할까’라는 자책 속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다. 잠을 자고 나면 한결 기분이 나아지지만, 또다시 이 생각들이 나를 쉽게 괴롭히기도 했다.
자책하는 나의 모습을 본 친구는 안타까운 눈빛을 보내고, 우울감에 빠져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모습을 본 친구는 이런 성격을 지금 바꾸지 않으면 나중에도 계속 이 힘듦이 반복될 거라고 한다.
남을 탓하고, 미워하면 내 마음이 더 힘들고 지쳐서 오히려 나 스스로를 탓하는 게 일상이 되어버린 미련한 사람이라. 이런 성격을 바꿔야 한다는 말에 그대로 숨어버리는 회피형 사람이라. 그렇다고 혼자 감정을 삭이는 편도 아니라서, 주위를 못살게 구는 못된 사람이라. 매일 나와 싸우고, 감정과 싸우고, 주위 사람들과 싸운다.
기대하지 않으면 상실할 이유도 없고,
기대하지 않으면 화낼 이유도 없고,
기대하지 않으면 속상할 이유도 없는데,
미련하게도 계속 기대해서 그럴까.
기대에 대한 상실감을 성숙하게 대처할 수는 없을까.
어쩔 수 없는 것에 대한 희망보다는 받아들이고 다른 방향을 바라볼 수 있었더라면 이 상실감이 이 정도로 크지는 않았을 텐데. 안 될 것에 대한 기대보다 그대로 상황을 받아들이고, 여유를 가진다면 이렇게까지 좌절하지는 않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