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고요하지만 시끄럽고, 평화롭지만 폭풍같은

4월 8일 화창한 봄날, 음력 생일을 맞이한 기록

by 사적인 유디


며칠 사이 만개했던 벚꽃이 어느새 눈처럼 휘날리고 있다. 햇빛은 따스하고, 바람은 살랑거린다.


음력 생일을 맞이하여 친오빠가 맛있는 점심과 전부터 와보고 싶었던 카페에서 케이크를 사주었다. 점심시간에 잠시 시간내서 나온 상황이라 오빠는 다시 사무실로 복귀하고, 홀로 남은 나는 카페에서 여유를 만끽하며 생각에 잠긴다. 귀에 들려오는 잔잔한 피아노 소리가 이 공간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창가에 앉아 햇빛이 내리쬐는 도로를 바라보고, 조용히 나만의 시간을 보내본다.


모든 게 평화로운 상황이지만, 어째서인지 내 마음은 폭풍이 지나가고 다음 폭풍을 기다리기라도 하듯이 불안함에 휩싸여 있었다.


이게 내가 원하는 삶인지 모르겠다.

이대로 가는 게 맞는 건지도 모르겠다.

자꾸만 의심이 드는 게 정상인지도 모르겠다.


모든 게 고요하지만, 내 마음은 시끄럽고, 모든 게 평화롭지만, 내 마음은 폭풍 같았다.


무기력하고, 아무 말도 하기 싫지만, 주위 사람이 걱정하는 게 싫어 애써 쓴웃음을 짓고, 아무렇지 않은 척한다.


나보다 남이 더 중요해서, 오늘도 나는 나를 숨기고 살아간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