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선생님과 다시 1부터
글을 남기지 못한 그간 9월 초급반의 시험이 있었고 10월 수영등록이 있었다. 25미터 자유형 왕복을 해야 선생님과 함께 중급반으로 올라갈 수 있었다. 시험을 친 인원들 중 다섯 명만 통과했다. 나는 시험을 칠 수준이 되지 않아 자의로 시험을 치르지 않았다.
피 튀기는 수영 등록에 성공하고 긴 연휴 끝에 다시 새로운 마음으로 수영장에 갔다. 지난달 같은 반이었던 분들이 1/3이고 나머지는 다 처음 보는 분들이었다. 이번 달 선생님은 천천히 하나씩 알려주시는 분이라 좋았다. 지난달엔 설명보다는 몸으로 부딪혀가며 배웠다면 이번엔 이론으로 먼저 이해시켜 주시고 동작을 알려주셨다. 한 명씩 물에 뜨기를 연습하기 전에 물에서 일어나기도 알려주셨다! 지난달 물에서 일어날 줄 몰라서 허우적 대며 물 공포증과 싸우던 첫날의 내가 생각났다. 집에 오자마자 유튜브로 공부했었는데! 너무 초급이라 알려주지 않던 일어나기를 이번 선생님은 알려주셨다. 속으로 감동했다. 이번달에 초급반 통과해서 이 C선생님과 함께 중급으로 올라가고 싶어졌다.
두 달 째라고 물에 익숙해진 내가 신기했다. 물속에 머리 넣기, 아빠다리로 바닥에 앉기, 물에 뜨기 등 첫 수업시간의 기본적인 내용은 물에 아주 익숙한 사람인양 자연스럽게 할 수 있었다. 수영장에 처음 오신 물을 무서워하는 수강생들은 지난달의 내 모습이었다. 물에 얼굴도 못 넣고 긴장하는 내 모습을 보며 ”괜찮다! 안 죽는다! “ 하며 웃던 지난달 수강생들의 기분을 느꼈다. 힘내세요! 저도 그랬어요! 계속하다 보니 되더라고요!
지난달 수업시간엔 내내 맨 끝에서 했다. 그런데 선생님이 남자들 모두와 몇몇은 앞 쪽으로 이동하라고 했다. 네? 저도요? 이런 날이 오다니. 한 달 먼저 배운 게 컸다. 입꼬리가 씰룩거리고 콧구멍이 커지는 기분이었다.
C선생님은 기본 동작을 알려주실 때마다 모두를 유아풀로 불렀다. 얕은 물에서 배우면 공포가 줄어드니까 처음 하는 사람에게는 너무 좋은 방법이다. 지난달과 다른 방식으로 배울 수 있어서 새로웠다. 발차기와 킥판을 사용하며 호흡하는 법을 유아풀에서 연습한 후 성인풀로 이동하여 킥판 잡고 발차기하며 호흡하고 25m 끝까지 가기를 했다. 하나씩 배운 후 두 가지를 합치니 더 쉽게 되는 느낌이다.
우리 모두 다 같이 중급반으로 올라가자며 용기를 주는 선생님과 또 한마음으로 모인 새로운 수강생들과 손을 맞잡고 파이팅! 을 외친다. 언제나 몽글몽글한 순간이다.
수업 외로 말하자면 나의 현재 수준은 어설프게 자유형을 하는 단계이다! 모든 동작이 70프로 수준으로 느껴진다. 지난달 강습 때 팔 동작을 배우는 한 주 내내 결석을 해서 그런지 팔이 내 마음 같지 않다. C선생님에게 처음부터 다시 배우면 많이 늘 것 같아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