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이나 장거리 연애할 수 있었던 원동력
이제껏 내가 해 왔던 장거리 연애는 늘 그랬다.
몸이 먼 탓에 연락 문제가 중요했지만, 언제나 연락 문제로 싸웠고 결국엔 그게 헤어짐의 원인이 됐다.
다행히, 지금 남편은 그나마 연락 문제로 속 썩이는 상대는 아녔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기간 물리적으로 떨어진다는 것에 대한 부담과 우려는 상존했다.
처음부터 장거리는 아녔다. 우리는 수도권에서 만난 커플인데,
3년 연애하는 중간에 5개월 정도 지방에서 인턴생활을 하게 됐을 때조차 사이는 굳건했다.
어차피 단기간 있을 거고 근무지가 다들 이름 들으면 아는 대도시라 대중교통 이용도 용이했으니.
그러나, 이번엔 달랐다. 힘겹고 어려웠던 취준생 생활을 청산하는 것까진 좋았는데...
정규직으로 입사하면 계속 몸이 떨어져 있게 되는 셈이다. 그렇다고 입사를 포기할 순 없었다.
어떻게 겨우 얻은 기회인데! 유리천장도 있고. 여성의 몸으로 좋은 데 취업하기가 어디 쉬울까!
먼저 헤어지자고 할 용기도 없거니와 사랑해서 놓아주고 싶지도 않았기에 비겁함을 뒤집어쓰고 숨었다.
부족함이 많은, 나를 이만큼이나 아껴주고 사랑해주는 사람을 어찌 먼저 놓나. 내 손으로.
그러나 님이 원하신다면 나는 기꺼이 그대를 놓아주리. 마음 정리야 그동안 해 왔듯 하면 되니까.
잠시 아프더라도 시간이 해결해 줄 고통을 사랑한 만큼 달게 받겠지- 하고 여겼다.
결국 헤어지지 않았다.
내 손과 그의 손에 끼워진 반지 한 쌍이 이를 증명하듯, 그와 나는 결국 가약을 맺었다.
비결이랄 것도 없지만 장기간 연애를 유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다음과 같다.
서로 존댓말 쓰기
남편의 친구들을 함께 만날 때면 그들이 꼭 묻는 질문이 있다. "너네는 존댓말 지겹지도 않니?"
햇수로는 9년째, 남편과 나는 여전히 서로 존댓말을 쓴다.
존댓말 사용의 장점은 반말을 했을 때보다 존중, 배려가 묻어난다는 점이다.
화를 내거나 말다툼 할 때도 우아하다.
이를 테면 이런 식이다. "어떻게 저한테 그렇게 말하실 수가 있어요?"
손윗사람인 남편이 나에게 일일이 존댓말을 써 주는 것도 포인트다.
물론, 존댓말로도 살벌하게 싸울 수 있다. 비속어를 가장한 협박 등은 내려놓으시라.
서로 인사 잘 하기
장거리 연애에, 이젠 주말부부이기까지 하다보니 가끔씩 보는 서로가 반갑다.
간만에 얼굴을 비출 때면 늘 '안녕하세요' 하고 90도 인사를 한다. 이것도 서로 하는 게 포인트다.
평일 근무를 위해 잠시만 안녕! 하게 될 때도 대중교통 혹은 자동차 출발 전까지 끝까지 인사한다.
그리고 꼭 잊지 않는 말. '다음에 또 올게요.' '다음에 또 봐요.'
연락에 대한 집착 버리고, 나에 집중하기
그동안의 장거리 연애 실패 경험을 반면교사 삼아 관점을 바꿨다. 연애를 상대 중심이 아닌 나 중심으로.
내가 먼저 바로서고, 나 자신부터 먼저 사랑하고 아낄 줄 알아야하는 것이다.
나의 직장생활, 취미, 친구들과의 교우의 끝을 결코 놓지 않았다.
여유가 있을 땐 언제나 상대를 향해 열의를 담아 정성을 다하면서.
기본적으로 상대와의 연락이 내 연락의 전부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내 안에 직장인으로서, 누군가의 소중한 딸로서, 절친한 친구로서의 나 유니버스가 있으니
어찌 나를 연인으로서의 나로 한정할 수 있겠는가. 사람은 그리 단순하게 살 수가 없다.
둘 만의 애정표현 형성하기
우리는 서로를 부르는 애칭이 있다. 그런데 기본 형태가 있고 응용 형태가 있다.
예를 들자면 이렇다.
A와 B가 서로를 각각 김철수, 이영희라고 부른다고 가정하자.
B가 A를 종종 김철수한무와두루미삼천갑자동박삭 이라고 부를 수도 있고
A가 B를 이영차영차배를끌어보세 라고 부를 수도 있는 것이다.
즉, 기본 형태는 두고 그걸 응용해나가는 것이다.
스킨십 역시 애정표현의 주요한 요소 중 하나다. 포옹은 심리적인 안정감을 준다고 알려져 있는데
우리는 만난 지 9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포옹을 자주 하고, 외부 활동을 할 땐 손을 꼭 잡고 다닌다.
어쩌다 주말이 와서 서로를 보게 되면, 어떤 식으로든 신체적으로 닿고자 노력한다.
그리고 또 하나. 서로 얼굴을 자주 마주보고 헤벌쭉~ 하고 미소를 짓는다. 시도때도 없이.
말없이 서로의 앞에 아무 이유없이 있더라도, 그저 당신이 앞에 존재한단 사실 하나로 족하다는 듯.
눈꼬리와 입꼬리가 휘어져 흐뭇하게 짓는, 그런 미소를 짓는다.
우리는 서로에게 행복을 주는 사람이니까.
물론, 연인별로 혹은 부부별로 이런 표현은 다를 수 있다.
암묵적으로든 명시적으로든 서로에게 속한 애정표현이 있다면, 아낌없이 퍼부어주시란 조언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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