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 이펙트』 구가 가쓰토시 지음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시간 여행》

by 안서조

이 책의 부제목은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시간 여행》이다.

예전에 ‘시간’이란 무엇일까? 에 빠져서 관련 서적을 섭렵한 적이 있다.

시간은 누가 만들었나? 왜 지금 같은 시간 단위가 됐을까? 시간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걸까? 등등 옛 생각을 되새기며 이 책을 읽었다.


‘나이가 들면 왜 1년이 짧게 느껴질까?’ 그렇다. 요즘 1월 1일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12월이라니, 하는 생각에 화들짝 놀란다. 나이가 들면 어렸을 때보다 1년이 짧게 느껴진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나이를 먹으면 대개 일상이 단조롭게 반복되기 때문’이다. 시간 길이와 인상에 남는 기억의 양은 관계가 있다. 어린아이 때는 매일 새롭다. 같은 시간이라도 새로운 체험이나 발견 기회가 줄어들면 시간상의 밀도가 떨어진다. 그래서 1년을 되돌아봐도 기억할 만한 일은 적고 결과적으로 시간이 짧게 느껴진다.

나이를 먹어도 왕성하게 활동하며 여러 가지를 경험해보고, 새로운 일에 도전하거나, 가본 적 없는 장소를 여행하거나, 새로운 취미를 배우면 1년이 길게 느껴질 것이다. 결국 1년의 길이는 그 사람의 마음가짐에 따라 길게도, 짧게도 느낄 수 있다.


시간에 시작과 끝이 있을까? 사람의 시작은 태아와 출생, 죽음까지 과정이다. 우리가 사는 지구의 시간은 지구가 탄생한 이후부터이다. 지구는 언제 생겼나? 과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우주가 빅뱅으로 생겨난 것은 138억 년 전이고, 태양은 50억 년 전에, 지구는 46억 년 전에 생겼다. 이런 사실을 어떻게 알게 됐을까? 1929년 미국이 천문학자 에드윈 허블이 ‘도플러 효과’를 발견한다.


도플러 효과는 소방차의 사이렌 소리가 가까워질수록 높아지고 멀어지면 낮아지는 것을 말한다. 소리는 음원이 가까워질 때 파장이 짧아져서 높은음으로 들리고, 멀어지면 파장이 길어지기 때문에 낮은음으로 들린다. 이 효과는 빛에서도 마찬가지로 파장이 길면 빨간색으로 보이고 짧아지면 파란색으로 보인다. 허블은 멀리 있는 은하에서 나오는 빛이 빨갛다는 것을 관측하고 도플러 효과에 의한 것임을 발견했다. 이것을 근거로 ‘허블 상수’를 만들었다. 허블 상수란 우주의 팽창 비율을 나타내는 것이다. 현재는 ‘우주 배경 방사’ 관측을 통해 우주 나이가 138억 살이라고 추측한다. 우주 배경 방사는 우주가 탄생했을 때 방사된 빛으로 지금도 지구에 도달하고 있다.


우리가 시간을 말할 때 ‘과거, 현재, 미래’라는 말을 사용한다. 과거는 지나간 시간, 현재는 지금 이 순간, 미래는 다가올 시간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지금부터 2,400년 전 “시간이란 전과 후에 관계된 운동의 수數다.”라고 말했다. 이것은 전과 후를 구별하는 게 바로 ‘지금’이다. ‘전’이란 더 앞의 ‘지금’이며 ‘후’란 더 뒤의 ‘지금’이다. 더 앞의 ‘지금’에서 더 뒤의 ‘지금’으로 이동하는 게 운동이라면 그런 ‘지금’의 이동 수, 즉 그 길이가 시간이다.라는 말이다.


그래서 생각해봤다. ‘지금’이라는 것은 존재하는 것일까? ‘지금’은 계속 지나가고 없어진다. 새로운 지금은 과거가 되고 미래는 지금이 돼서 사라진다. 이 글을 읽고 더 혼란스러워졌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지금’은 시간을 과거와 미래로 구별하는 도구다. ‘지금’은 어떤 시간이 시작임과 동시에 어떤 시간의 끝이기도 하다. 시간을 ‘연속하는 대상’이다. 라고 한다.


시간은 항상 과거에서 미래로 흐른다. 이것을 영국의 물리학자 아서 에딩턴은 ‘시간의 화살’이란 말로 정리했다. 책상에서 떨어진 컵이 깨진 것을 되돌릴 수 없다. 이것을 ‘불가역적’이라고 한다.

1초는 어떤 기준으로 정했을까? 처음 기준은 ‘지구의 자전 속도’였다. 지구가 한 바퀴 회전하는 시간이 24시간, 24분의 1을 1시간, 1시간의 60분의 1이 1분, 1분의 60분의 1이 ‘1초’이다. 그러나 지구의 자전 속도가 항상 정확히 같은 속도로 돌지 않는다. 그 이유는 바닷물의 만조와 간조를 반복하며 해수와 해저에 마찰이 생기고 그 마찰력에 의해 지구의 자전 속도가 100년에 약0.001초 늦어진다. 1억 8천만 년 정도가 지나면 자전 속도는 25시간이 된다. 현재는 세슘 133 원자에 의한 1초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세슘 1초는 1억 년에 1초 정도 오차가 존재한다. 그래서 새로 개발된 것이 ‘광격자’ 시계다. 100억 년 이상 지나도 1초 이하의 오차만 생긴다.


하루를 24시간으로 삼은 것은 고대 이집트다. 이집트에서는 낮과 밤을 각각 12시간으로 나눴다. 고대 바빌로니아에서는 60진법을 사용했다. 시간 단위에는 60진법을 채용했다. 프랑스 혁명 때, 당시 혁명 정부는 하루를 10시간, 1시간을 100분, 1분을 100초로 삼는 10진법을 채용했다. 그러나 실용적이지 않아 정착되지 못한 채 폐기되었다. 지금도 프랑스에는 10진법과 12진법을 모두 적용한 시계가 남아 있다.


현재 사용하는 달력은 ‘태양력’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달이 차고 기우는 것을 기반으로 한 달의 길이를 정한 ‘태음력’도 사용한다. 태음력은 태양력에 비해 1년이 11일이 적다. 고대 바빌로니아에서는 19년 동안 7번 윤달을 더하는 방법을 채택했다. 이 방법은 5세기 그리스의 천문학자 메톤이 고안해서 ‘메톤 주기’라고 한다.

태양력은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도는 ‘공전주기’에 따라 1년 365일로 정했다. 현재 공전주기는 약 365.24219일이다.


예전에는 일부 특권 계층 밖에 가질 수 없던 시계를 이제는 누구나 갖고 있다. 최초의 시계는 진자의 진동으로 시간을 측정했다. 진자 대신 ‘템프’ 진동에 따라 시간을 재면서 소형화했다. 회중시계, 손목시계가 등장했다. 초기 손목시계는 수동으로 태엽을 감아 움직이게 하는 방식이었다. 자동으로 감기는 ‘오노매틱’시계가 발명됐다. 수정의 진동을 이용한 ‘쿼츠’시계에서 전파시계로 발전했다. 요즘 스마트폰에 내장된 시계는 ‘NITZ Network Identity and Time Zone’이다.


시곗바늘은 오른쪽으로 돈다. 옛날 사람들이 사용하던 해시계에서 유래했다고 본다. 해시계를 사용한 것은 북반구에 위치한 이집트로 기원전 4천 년 전부터이다. 이 해시계는 세계 각지로 전해졌고 기계식 시계가 발명될 때도 오른쪽으로 도는 방식이 채택되었다. 남반구에서는 해시계의 그림자가 왼쪽으로 돈다. 만약 남반구에서 먼저 해시계가 발명되었다면 왼쪽으로 도는 시곗바늘 방식을 채택했을지도 모른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을까? 지금까지 공상과학 소설에서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가거나 미래로 가는 이야기가 많이 있다. 스티븐 호킹은 “만일 앞으로 타임머신이 가능하다면, 이미 미래에서 온 방문자가 현대에 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흔적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고, 그래서 타임머신이 장래에도 가능하지 않다. 라고 말했다.

물리학자 휴 에버렛의 ‘다세계 해석’에 따르면 “이 세상에 무수한 세계가 함께 존재한다.” 이것은 양자역학에서 ‘시간의 역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놓은 이론이다. 시간 역설의 대표적인 사례가 ‘과거로 돌아가 자신이 태어나기 전 어린 시절의 아버지를 죽게 한다.’ 그러면 자신이 태어나지 않기 때문에 역시 과거로 돌아가 아버지를 죽게 할 수 없게 된다. 아버지가 살아 있어야 자신이 태어날 수 있기에 시간 여행도 가능한 것이다.

다세계 해석에서는 시간 여행자가 아버지를 죽게 했다. 해도 아버지가 죽지 않고 당신을 태어나게 하는 다른 세상이 공존한다.라고 한다.


‘시간’이란 것, 눈에 보이지도 않고 잡을 수도 없다. 그러나 인생은 늙어간다. 왜? 시간이 흘러갔기 때문이다. 누가 정했는지도 모른 시간을 상대로 나훈아는 노래했다. “세월아! 맞짱 한 번 뜨자”라고. 알려고 해도 알 수 없는 시간! 눈에 보이지도 않는 세월! 오늘도 늙어간다. 시간이 궁금한 사람은 한 번 읽어 볼 만한 책이다.


책 소개

『타임 이펙트』 구가 가쓰토시 지음. 이수형 옮김. 2021.09.27. 한영문화사. 205쪽 13,000원.


구가 가쓰토시 久我勝利.

1955년 일본 가나가와현에서 출생. 고학 전문 출판사의 편집자. 저술가. 저서 《누구나 손쉽게 이해하는 과학 재미있는 잡학》, 《지식의 분류사》, 《죽음을 생각하는 책 100선》, 《늙음을 생각하는 책 100선》, 《청춘을 생각하는 책 100선》 등.


이수형. 외국계 기업에서 홍보-CSR 기업 철학 교육 등 담당. 저서 《세레브리티의 시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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