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 울프, 문장의 기억』 박예진 엮음/편역.

《그림자로 물든 버지니아의 13 작품 속 문장들》

by 안서조

부제목은 《그림자로 물든 버지니아의 13 작품 속 문장들》이다.

버지니아 울프 하면, 가수 박인희의 ‘목마와 숙녀’ 노래 가사 “한 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 가 떠오른다. 그래서인지, 책 제목에 친밀감이 느껴진다.

이 책은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을 ‘세상의 편견과 차별을 넘어서다.’ ‘어떻게 살 것인가, 의식의 흐름에 몰입하다.’ ‘초월적인 존재를 사랑하게 되다.’ ‘그래도 삶은 이어진다.’ 파트 별로 나누어 3편씩 소개한다. 부록으로 ‘살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이들에게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말은’ 제하의 버지니아 일기가 있다.


버지니아 울프가 태어나 자란 세월은 여성의 권리가 보장되지 않았다. 공부는 물론 취업하고 경제적 자립은 생각할 수도 없었다. 그런 환경에서 문학을 공부하고 소설을 발표하며 여성의 권리 보장을 위해 노력했다. 남편의 조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외국어를 번역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외국과 문화적 다름에서 나타나는 언어의 특성을 자국어로 표현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엮자는 소설 한 편을 소개하고 마지막 페이지에 원문을 소개하면서 독자가 번역해 보기를 권유한다. 필사도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내 영어 실력을 테스트 해 볼 기회다.


책 중에서 기억하고 싶은 글귀를 정리했다.

‘글을 쓰는 사람이 자신의 성별을 의식한다는 것은 치명적입니다. 의식적인 편향을 두고 쓰는 글은 소멸하기 마련입니다. 마음속의 남성과 여성의 협동이 일어나야만 예술 창작이 온전히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이것이 금화에 붙은 조건입니다. 요약하자면 당신은 성별, 계급 또는 피부색과 관계없이 적절한 자격을 갖춘 모든 사람이 당신의 직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조건으로 이 금화를 갖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남성이거나 여성입니다. 우리는 냉정하거나 감정적입니다. 젊거나 늙어 가고 있습니다. 어쨌든 인생은 그림자의 행렬에 불과하고, 신은 우리가 왜 그렇게 열렬히 그들을 껴안고, 그림자임에도 불구하고 떠나는 것을 고통스럽게 여기는지 알고 계십니다.’


‘밤이 왔습니다. 그녀가 항상 사랑했던 밤이 왔습니다. 마음의 어두운 웅덩이에 반사된 것이 낮보다 더 선명하게 빛나는 밤이었습니다.’

‘Love, Hate, Peace. Three emotions made the ply of human life. 사랑, 미움, 평화. 세 가지 감정이 인간이 삶을 움직이게 했습니다.’


‘아이들은 절대 잊지 않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한 사람의 말과 행동이 정말 중요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잠자리에 들었을 때면 안도감을 느낍니다.’


‘종이 위에 하나의 선을 그리는 것은 무수히 많은 위험과 자주적인 결정을 내리기로 한 것을 의미하며, 되돌릴 수 없는 결정을 의미하기도 했습니다.’


‘하나의 존재가 죽음을 맞더라도 인류 전체의 삶은 이어지니까요.’


‘그는 노년에는 끝없는 길이 있을 것이고, 어둠을 따라 뻗어 내려간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제 하나의 문이 열리고 또 다른 문이 열린다고 생각했습니다.’


“삶이란 흘러가 버리고 마는 것 같지만, 그런데도 무언가를 향해 매듭짓기 위해 나아가는 것일 수 있습니다. 대화 중에도 자기만의 독백으로 빠져들었던 인물들을 한 발 떨어져 바라보면 그들을 연결한 희미하나 선이 보이고, 옅은 행복과 희망의 기운마저 감지할 수 있는 것처럼요.”엮자의 말 이다.


버지니아 울프의 원작 소설은 〈올랜도〉〈1993〉, 〈댈러웨이 부인〉〈2006〉 영화로 만들어졌다.

한 권의 책이 주는 울림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그러나 고전이 주는 느낌은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는 공통점이 있다. ‘인간이니까’라는 감정을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2023년 크리스마스에 좋은 선물을 받았다.


책 소개

『버지니아 울프, 문장의 기억』 박예진 엮음/편역. 2024.01.15. 센텐스. 207쪽. 17,500원.


버지니아 울프 Virginia Woolf.(1882~1941)

영국 런던에서 태어남. 20세기 대표적인 모더니즘 작가. 1904년 〈가디언〉에 기고를 시작으로 픽션과 논픽션을 아우르는 수많은 작품을 발표했다.


박예진. 북 큐레이터, 고전문학 번역가.


이 책은 〈리텍콘텐츠〉 서평단에 선정되어 읽었다.

발행처 〈센텐스〉는 〈리텍콘텐츠〉 출판사가 문학·에세이 단행본을 출간하는 새로 만든 브랜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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