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가 당연하게 누리는 음식, 교통, 주택 같은 것들이 급증한 것은 세상이 놀랄 만큼 빠른 속도로 풍요로워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과학 칼럼니스트 매트 리들리는 우리 문명의 근간인 불을 구매하는 데 얼마나 많은 시간(혹은 노동이나 돈)이 필요한지 연구했다. 2200년 전에는 한 시간 동안 깨기름 등불을 켜려면 50시간 일 해야 했다. 지금은 깨끗하고 밝은 전깃불을 한 시간 동안 쓰려면 0.5초면 된다.
이제 우리는 대부분 온종일 일하지 않아도 생필품을 구매할 수 있는 세상에 살게 되었다. 다른 무엇보다 남는 시간과 돈을 어떻게 써야 할지 고민한다. 지난 1만 년 동안 생산이 증가하면서 만들어낸 기적, 영향력, 선택권에 둘러싸여 살고 있다. 다양해진 선택권을 한껏 누리는 세상에서 살아가면서 선택을 갈망하고 선택을 요구한다.
이 세상이 그 어느 때보다 촘촘한 네트워크로 이루어져 있다. 이것은 엄청난 자산을 손에 쥐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레이저 절단기, 도로, 화학물, 혁신적 아이디어 가공 방식 등 우리가 새로운 일을 시작하길 기다리는, 마음껏 사용할 수 있는 엄청난 자산이다. 과거에 일어난 혁신의 혜택을 지금 우리는 누리고 있다. 과거의 혁신이란 제조의 혁신은 물론 네트워크, 시장, 다양한 매체 영향력의 혁신 등 인류가 창조해낸 모든 혁신을 포함한다.
이 책은 대중mass, 정상인nermal, 변종weird, 부자rich에 관한 이야기다. 우리가 현재 목격하고 있는 혁명이 네 단어의 원래 의미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이해하기 위한 책이다.
대중: 이 단어 때문에 우리는 효율적인 존재가 됐다. 대규모 마케팅, 대량 생산, 사회 규범에 대한 대중적인 순응이 특징이다. 대중은 튀지 않는 사람, 다수에 쉽게 접근해서 편안함과 생존을 모색하는 사람들이다.
정상인: 중간 부류인 사람들이다. 대중의 특징을 나타내는 분류이다. 지역에 따라 다르기도 하다. 채식주의가 미국에서 별난 사람이지만, 인도에서는 정상적인 사람이다. 여기서는 정상인 이지만, 다른 곳에서는 이상한 사람이 될 수 있다.
변종: 정상에서 벗어난 사람들이다. 자신이 선택으로 변종이 되는 사람이 있다. 원래부터 다른 것은 자기가 선택한 것이 아니며, 삶의 한순간이라도 대중에 순응하기를 거부하는 사람들이다.
부자: 자기가 선택한 삶을 살아갈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다. 생존에 필요한 것보다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자원을 가진 자들이다. 부자는 시간과 음식이 충분하고, 건강하며, 상품과 아이디어가 거래되는 시장에 접근해서 상호 작용할 기회가 많다.
인간은 무리 짓기를 좋아한다. 그 무리 속에서 공동의 지도자를 따르고 공동의 문화를 누리며 공동의 정상적인 기준을 나눈다. 디지털 혁명으로 인해 집단은 더 많이 만들어지고 더 거대하게 커질 수 있게 됐다. 그 결과 수많은 ‘사일로silo’가 생겨났다. 사일로는 외부인이 보기에는 이상한 것이지만 내부인이 보기에는 정상적인 것에 대한 선택을 존중하고 숭배하고 지지하는 사람들이 무리다.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기회를 잡으려면 튀는 자를 지원하고 튀는 자에게 물건을 팔고 가능하다면 자기 자신도 튀는 자, 즉 변종이 되어야 한다.
※사일로silo- 원래 곡물을 외부와 격리시켜 저장하는 높은 굴뚝 같은 형태의 건물을 뜻함. 경영 분야에서는 부서 이기주의를 의미한다. 조직원이 주위와 협력하지 않은 채 자기 틀에 갇히는 것에 비유.
지금 우리 세대에서 벌이고 있는 싸움은 대중의 현상 유지와 변종의 끊임없는 쇄도 사이의 싸움이다. 어느 편에도 속하지 않기란 어렵다. 대중의 현상 유지에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쪽을 선택해 그 속에서 자기 위치를 잡고자 노력하든가, 아니면 그 같은 탐색을 피하고 튀는 자들을 상대로 시장을 개척하고 이끌면서 더 좋은 기회와 성장이 있음을 깨닫던가, 둘 중 하나를 결정해야 한다. 두 가지 모두 단시간 내에 결정해야 한다. 시간이 없다. 당신은 현재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평범하지 않은 사람들을 포용하고 그들을 상대로 물건을 만들어 팔아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 기존 시스템이 늘 반드시 해야 한다고 말해오던 내용과는 반대로 사람들에게 옳고, 유용하고 즐거운 일을 하도록 독려해야 한다.
책을 출간하든, 그림을 팔든, 자동차를 주문 제작하든, 집을 설계하든, 자신이 열정을 쏟는 모든 분야에서 한층 일하기 수월해졌다. 속도도 빨라졌다. 자신이 하는 일을 많은 사람이 주목하게 될 가능성도 커졌다. 인터넷을 통해 세상과 접촉하고 누구든 어디서나 세상을 향해 글을 쓸 수 있는 시대를 살고 있다.
인간이 부유해질수록 변종이 되려고 하는 것은 본능이다. 물질적 여유를 가진 유기체만이 문화적 다양성도 추구할 수 있다. 생산성이 급격하게 늘면서 생존을 넘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능력도 갖추게 됐다. 이런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점점 늘어나고 있다.
동물들은 물질적 여유 없이 산다. 그 대신 먹잇감을 찾아다니거나 사냥한다. 먹잇감을 찾지 못하고 사냥에 성공하지 못하면 죽는다. 반면 인간은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을 찾았다. 시간이 갈수록 생산성이 높아지면서 변종의 특성도 뒤따라 나타났다.
대중매체가 세 개의 TV 채널에 불과하던 시절이 있었다. 케이블 TV가 등장하면서 채널을 스무 개, 서른 개로 늘어났다. 온라인에는 10억 개에 달하는 웹사이트가 있다. 최고의 변종은 모바일이다. ‘나’라는 사일로에 ‘시간’과 ‘위치’를 추가했다. 일반적인 세상과 교류보다 자신이 속한 무리와의 소통을 훨씬 더 원한다. 모바일은 지금, 바로 이곳에서 내가 생각하는 모든 것에 답을 보여준다. 탈공업화 시대와 인터넷은 다른 종류의 권력을 키웠다. 다양한 사일로와 규모는 작지만, 더 견고해진 네트워크가 등장했다 이제는 집단화되는 대신 세분화할 때 보상받는다. 선택권이 주어지면서 더 많은 사람이 기회를 붙잡고 있다. 이제는 누구나 변종이 될 수 있는 선택권을 갖고 있다.
이제 우리는 다양한 관심사로 뭉친 사람들과 더불어 지내며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소통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들도 근본적으로 다른 종류의 조직을 원하기도 한다. 평범한 것이 아닌 특별한 것을 전달해 줄 수 있는 조직.
문화가 바뀌고 있다. 사람들은 마주 보고 대화하는 것보다 모바일로 소통하는 것을 더 선호한다. 조사에 의하면 청소년들은 대화를 꺼린다고 한다. 모바일, 카톡, 밴드에 익숙하다 보니 말로 하는 대화는 서툴다고 한다. 작가의 말대로 ‘변종’ 시대가 도래한 것 같다. 중국에서 변종 인류 ‘P’형 혈액형이 발견됐다고 한다. 조직과 규범, 단체에 익숙한 우리 세대는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물러설 때가 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