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네 정체를 밝혀라」
이 책은 「00 쫌 아는 십대」 시리즈 중 과학 쫌 아는 십 대 01호, 이다. 부제목은 「인공지능, 네 정체를 밝혀라」 이다. 인공지능에 대해 기초 지식을 쌓고 싶어서 읽었다.
지은이는 여는 글에서 ‘인공지능의 미래도 빵과 서커스 같은 게 아닐까? 인공지능이 그리는 장밋빛 미래는 풍요와 편리를 약속한다. 인공지능이 인류의 복지와 발전의 전환점이 되고, 인류가 고된 노동에서 벗어나 여가와 창조적 활동에 매진하게 될 거라는 희망적인 기대가 있다. 그런데 그 이면에는 양극화, 대규모 실업, 민주주의의 약화(인권 후퇴, 감시 강화, 사생활 침해)라는 그늘이 드리워져 있다. 빵과 서커스 뒤에 숨은 음습한 권력처럼. 과학기술을 독점한 극소수가 다수를 지배하고, 더 나아가 인공지능이 인류를 전멸시킬 거라는 비관적 전망이다.’라고 말한다.
미국 코넬대학의 로버트 스턴버그 교수는 지능을
첫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사항을 분석하는 능력.
둘째, 기존 정보와 새로운 정보를 통합적으로 고려하여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
셋째, 해결책에 따라 실제 행동을 취하는 능력.을 단계적으로 발휘할 때 지능이 있다고 본다.
기계가 지능을 갖춘 것처럼 작동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때 알고리즘이 필요하다. 일정한 규칙을 정해 놓고 해결책을 찾아가는 과정을 알고리즘이라고 한다. 인공지능은 알고리즘으로 문제를 해결한다.
playentry.org에서 알고리즘을 설계하는 ‘코딩 학습’을 할 수 있다.
인공지능과 로봇의 차이는 무엇일까? 로봇이 되기 위한 3요소가 있다. 지능, 움직임, 상호작용이다. 지능이 있어야 하고 움직일 수 있어야 하며 인간 혹은 다른 사물과 상호작용이 가능해야 한다. 여기서 지능은 인공지능을 말한다. 인공지능은 로봇에 탑재된 두뇌에 속한다. 로봇은 인공지능을 탑재한 움직이는 기계로 이해하면 된다. 로봇의 3요소를 갖춘 대표적인 기계는 ‘자율자동차’이다.
로봇은 크게 두 종류로 나눈다. 산업용 로봇과 서비스 로봇이다. 산업용은 주로 공장에서 제품을 만들고 서비스 로봇은 청소, 간병 등 일상에서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근에는 소셜 로봇이 등장했다. 소셜 롭소은 대화와 몸짓을 통해 사람고 정서적으로 소통한다. 서비스 로봇은 서비스의 종류에 따라 영업용 손님 응대 로봇, 간병 및 케어 로봇, 전문 치료 로봇, 협동 로봇(재난 구조 로봇 등)이 있다.
인간과 비슷하게 생긴 로봇을 인간형 로봇이라고 한다. 휴머노이드, 안드로이드, 사이보그라는 개념이 등장한다. 휴머노이드는 인간의 모습을 한 인간형 로봇, 사람을 뜻하는 Hyman과 ~와 같은 것이라는 의미의 접미사-oid가 합쳐진 말이다. 휴머노이드는 머리와 몸통, 팔다리를 갖춘 로봇이다. 두 발 로봇, 2족 보행 로봇이라고도 한다.
안드로이드는 휴머노이드와 다르다. 안드로겐은 남성호르몬을 뜻한다. 안드로Andro는 남성을 포함해서 인간 전체를 뜻하기도 한다. 안드로이드는 Andro(인간)과 oid를 합친 말이다. 안드로이드는 겉모습이 인간과 구분이 안 될 정도로 비슷한 로봇을 말한다. 겉모습만 보면 사람과 구분하기 어렵다. 아직 완벽한 수준의 안드로이드는 나오지 않았다.
사이보그는 사이버네틱 유기체cybernetic organism의 줄임말이다. 신체 일부를 기계화한 사람을 말한다. 사이보그는 원래 로봇과 관련 없는 단어다. 기계장치를 몸에 달고 있으면 사이보그라고 할 수 있다. 의족, 의수, 인공장기 등을 한 사람도 사이보그로 본다.
휴머노이드가 점점 사람을 닮아 가다가 어느 순간 혐오감을 불러일으키는 때를 ‘언캐니 밸리 효과’라고 한다. 언캐니uncanny는 ‘묘한’, ‘이상한’, ‘섬뜩한’ 등을 뜻한다. 친숙한 무언가가 일상성을 벗어나서 기이하고 공포스러운 느낌을 줄 때, 상냥하던 사람이 갑자기 욕설을 한다거나, 반대로 괴팍하던 사람이 갑자기 지나친 친절을 베풀 때 드는 감정이 언캐니이다. 휴머노이드가 어설프게 인간을 흉내 내면 언캐니 밸리 효과가 생긴다.
인간이 뇌에 있는 1,000억 개 뉴런은 사람의 몸에서 발생하는 전기 20와트로 작동한다. 10만 개의 뉴런을 가진 알파고는 200킬로와트를 쓴다. 인간의 뇌에 있는 뉴런을 알파고와 같이 만든다면, 원전 1기당 전력 생산량이 보통 100만 킬로와트니까 원전 200기가 있어야 인간의 뇌에 있는 뉴런을 가동할 수 있다.
인공지능은 빅데이터를 재료로 딥러닝을 하게 되면서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빅데이터 시대가 도래할 수 있었던 것은 크게 세 가지 조건이 있다. 첫째 방대한 정보가 있어야 한다. 둘째, 이를 보관한 커다란 창고가 필요하다. 셋째, 방대한 정보를 빠른 시간내에 처리할 수 있어야 한다. 첫째 조건은 트위터 페이스북 같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로 해결되었다. 둘째 조건은 저장매체인 하드디스크 가격이 떨어지고, 크라우드 기술이 발전하면서 가능해졌다. 셋째 조건은 컴퓨터의 계산 속도가 향상되면서 해결됐다. 계산 속도향상에 GPU가 기여했다.
2011년 오스트리아의 막스 슈렘스는 페이스북을 상대로 자신에 관한 데이터를 돌려 달라고 요구했다. 슈렘스는 2년간이 법정 공방 끝에 데이터를 돌려받았다. 1,200쪽에 달하는 PDF 파일에는 자신에 관한 온갖 정보들이 가득했다. 친구 목록, 삭제된 메시지를 포함한 주고받은 모든 메시지, 클릭한 사진과 방문한 페이지까지 저장돼 있었다. 이런 개인 정보를 활용해 페이스북은 서비스를 개발하고 광고를 기획한다. 기업 감시가 넘쳐난다.
2012년 미국에서 실제 있었던 일이다. 유통 업체 타깃(Target)이 10대 소녀에게 출산, 육아용품 광고지를 보냈다. 소녀의 부모는 타깃측에 강하게 항의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오래지 않아 소녀의 부모는 딸이 임신 3개월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타깃은 어떻게 임신 사실을 알았을까? 회사는 엽산, 철분 보충제, 헐렁한 옷 등을 구매하는 임신한 여성들의 구매 패턴을 분석해서 알아냈다. 회사는 비슷한 패턴을 보이는 여성 고객들에게 출산, 육아용품 광고지를 보낸 것이다.
인공지능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루어진다. 데이터 자체가 오염되면 인공지능은 잘못된 결론을 내놓는다. 인공지능의 가치중립성을 단정하기보다,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톺아보며 미래를 전망해야 한다. 인공지능을 수동적 사용자로 머무느냐, 적극적 감시자가 되느냐는 우리의 선택에 달려있다.
인간이 신체를 강화하는 ‘인간 강화 기술 Human Enhancement Technologies, HET’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HET 의 1차 목표는 인공 팔, 인공 심장 등으로 인간 신체를 강화한다. 인공 팔이나 인공 다리를 움직이려면 머릿속 생각을 읽어내서 기계장치에 전달해야 한다. 이를 ‘마인드 리딩’이라고 한다. 이제 인공지능 덕분에 뇌파를 분석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게 됐다.
인류의 조상은 호모 사피엔스이다. 지능이 앞서는 호모 사피엔스가 등장하면서 네안데르탈인이 멸종했다. 네안데르탈인은 호모 사피엔스가 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이동할 당시, 20만 년 넘게 유럽에서 거주하고 있었다. 생존 경쟁을 벌이던 두 종 가운데 지능이 더 높은 종이 살아남았다. 인류와 인공지능이 경쟁을 벌인다면, 똑같은 상황이 벌어질까?
인공지능은 약한 인공지능과 강한 인공지능으로 구분한다. 약한 인공지능은 특정 영역의 문제를 푸는 인공지능을 말한다. 영상 자료를 분석해서 질병을 찾거나 기계 번역, 이미지 분류 등 여러 분야에서 활용하고 있다. 강한 인공지능은 스스로 사고하며 의지를 갖고 행동한다. 앞으로 문제가 될 인공지능은 강한 인공지능이다.
인간을 능가하는 인공지능이 인간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 전투 로봇, 킬러 로봇, 살상 로봇 등으로 전투에 사용되는 인명 살상용 로봇이다. 미국, 중국, 러시아 등 10여 개국이 킬러 로봇 개발을 하고 있다. 미국은 2030년까지 전투병의 25%를 로봇과 드론으로 대체한다는 계획이다. 미국의 무인함정 ‘시헌터’, 러시아의 무인 탱크 ‘MK-25’, 영국의 공격 무인기 ‘타라니스드론’ 등이 실전 배치되었다. 앞으로 인공지능과 킬러 로봇을 결합한 지율살상무기시스템(LAWS, Lethal Autonomous Weapons Systems)이 가장 위협적이다. 인공지능이 알아서 적을 식별해 내고 제거한다. CCTV로 모든 걸 감시하는 시스템과 네트워크로 관리되는 무기 체계, 그리고 자율적인 판단력까지 지닌 인공지능이 하나로 결합한다면 끔찍한 일이 발생 할 수 있다.
이미 와버린 인공지능의 세상이다. 어떤 일이 일어날지 누구도 알 수 없다. 다만 오늘을 인간적으로 살아야 미래도 인간적으로 될 수 있다. 고 믿는다.
책 소개
『인공지능 쫌 아는 10대』 오승현 지음. 2019.01.15. 도서출판 풀빛. 189쪽.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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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현. 서강대학교 국어국문학 전공. 『고교 독서평설』 집필 위원으로 활동 중. 저서. 『내 얼굴이 어때서』, 『생각의 주인은 나』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