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 언제나 그대예요
해가 질 무렵이면 나는 별이 떠오를 때까지 지켜보곤 해요
재밌는 건, 내가 보는 건 별이 아니라, 그건 언제나 그대예요
장미꽃 사이를 거닐 때마다 나는 요즘 자주 느끼곤 해요
재밌는 건, 내 손에 닿는 건 장미가 아니라, 그건 언제나 그대예요
산들바람이 날 간지럽힌다면 그건 그대가 스쳐간 흔적이고
음악소리가 내게 들려온다면 그건 그대의 숨소리일 거예요
어디에 있든 그대는 언제나 내 곁에 있죠. 그대는 아니라 하겠지만
재밌는 건, 내가 사랑에 빠질 때마다, 그건 언제나 그대인걸요
타고난 재능과 독특한 목소리, 아름다운 외모로 '재즈의 제임스 딘'이라 불렸던 트럼펫 연주자, 쳇 베이커.
굴곡진 그의 삶과 대비되는 그의 음악은 아이러니하게도 부드러운 핫 초코 향을 진하게 닮았다.
1988년 5월 13일 금요일
그가 묵고 있던 호텔 3층 창문 아래 암스테르담의 도로에서 쳇 베이커의 시신이 구겨지고 피가 묻은 채로 발견되었을 때, 처음에는 아무도 그를 알아보지 못했다. 1950년대 초, 조각 같은 잘 생긴 외모로 웨스트 코스트 쿨 재즈의 상징적인 포스터 소년으로 인식되었던 쳇 베이커는 수년간의 마약과 알코올 남용으로 인해 58세의 젊은 나이에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공식적인 그의 죽음은 호텔 창문에서 떨어져 발생한 비극적 사고로 간주되었지만, 그의 경력이 화려하게 시작되던 시기에 일어난 매우 안타까운 죽음이었다.
쳇 베이커를 떠올리면 ' 청춘 '이라는 단어가 함께 떠오른다.
묘하게 아름답고 구슬프게 들리는 그의 음악은 겨울을 알리는 시간 속에 더욱 빛이 난다.
It's Always You는 1956년 쳇 베이커의 음반 <Chet Baker Sings>에 수록된 곡이다. 1941년 뮤지컬 영화 <Road to Zanzibar>를 위해 쓰인 곡으로, 영화에서 빙 크로스비(Bing Crosby)가 부른 이 노래는 레코드 발매와 함께 큰 히트를 거두게 된다. 이후 프랭크 시나트라(Frank Sinatra)를 비롯한 여러 음악가들에 의해 다양한 편곡으로 녹음되고 앨범으로 발매되었다. 'It's Always You' 이외에도 'Time After Time', 'My Funny Valentine', 'I Fall in Love Too Easily' 등 주옥같은 그의 시그니처 곡들이 포함되어있다. 쳇 베이커의 베스트 앨범에 대해 묻는다면, 주저 없이 제일 먼저 <Chet Baker Sings>를 추천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