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도 없는 말은 그만!

ep37

by 유 시안

영미권 사람들이 한국에 와서 충격을 받는 말 중 하나가

언제 밥이나 먹자

이 말을 진심으로 생각하고

언제 먹을까?

라고 물으면 상대방이 당황하는 경우가 많다는 글을 적지 않게 본다.


영미권 사람들이 한국에 와서 겪는 일 이상으로 외국인들이 일본에 와서 당황하는 일 중 하나가


시간 있을 때 차나 같이 해요.

다음 기회에 같이 일해요.

언제 밥이나 하면 좋겠어요.


이런 식의 말이다.

이 말들은 실제로 상대방과 따로 시간을 내서 보거나 받을 먹거나 구체적으로 일을 같이 하기 위해 조치를 취한다는 말이 아니다.

단순히 ‘빈소리’ 다.


필자는 시간에 대해서는 영미권의 사고방식에 영향을 받아 소위 ‘빈소리’를 하지 않는다.

이를테면, 일에서 오늘 옷이 어때요?라고 상대가 물었는데 별로라고 생각하면.

상당히 개성이 넘치는 스타일이네요

라고 대답하지만 빈소리나 거짓말은 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밥을 먹자는 말을 필자가 할 때는 구체적으로 날짜와 시간을 잡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생각이 없을 때는 말을 꺼내지 않는다.

일본에 처음 왔을 때, 스태프들과 회의가 끝나고 사장이 다음에 밥이나 먹으러 가자는 말이 나왔고 필자가 ‘언제요?’라고 물으니 정적이 흘렀다.

이후 이런 일이 비일비재했다.

다음에 같이 공연하자, 기회가 되면 꼭 일하자, 언제 전화하겠다 등.


이 말을 처음으로 지킨 유일한 사람은 일본에서 만난 한국 이벤트 업체 대표였다.

이벤트가 끝난 다음날, 한국에 돌아가기 전에 진짜로 감사전화를 걸어왔다.


이후 자주 같이 일했던 일본 회사 사장 정도로 필자의 기억에는 2명.


왜 일본인들은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하는 이들이 많을까를 생각해보면.


조금이라도 상대방과의 긍정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상대방에게 부정적인 감정이 있더라도 그것을 감추기 위한 이유가 크다.


아주 간혹 진짜로 연락이 오거나 밥을 먹으러 가는 일이 있지만 일본 사람들 자체가 수동적인 사람들이 많고 가볍게 연락하는 일이 거의 없다.

최근에는 필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은 것 같아 시간의 흐름을 느낀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지만, 마음에도 없는 겉치레 말을 하기보다.

같이 일하거나 좋은 감정이 있다면.

오늘 같이 일해서 정말 좋았습니다.

라던지,

또 같이 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정도가 좋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