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65
세상에는 아직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없는 것이 많다.
비과학적이 아니라 아직 인류가 가진 기술과 능력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아인슈타인은 이런 말을 했다.
자연은 아름다운 인과율에 따라 움직인다. 하지만 인간이 이해하지 못할 뿐이다.
증명할 수 없다고 사실이 아니라고 단정하는 것이야 말로 가장 편협한 사고방식이라 생각한다.
필자는 어릴 적의 수련으로 인해 기(気)를 느낄 수 있게 되었고 어느 정도 신체 부위에 운용할 수도 있다.
양손에서는 쉽게 느낄 수 있는 정도로 초보이지만, 물리적인 힘을 띄지 않음으로 인해 이를 과학적으로 증명하기는 어렵다.
또한 기감이 강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느낄 수도 있는데, 이것이 조금 다른 쪽으로 쓰게 되면 전혀 다른 경험을 하게 될 때가 있다.
어디까지 필자의 경험과 의견이다.
일본에서 발전한 것이 자연의 특정 장소에서 에너지를 느낄 때가 있다.
소위 파워스폿이라는 것인데, 전 장소는 아니지만 간혹 느낄 때가 있어 그럴 때에는 심호흡을 하며 최대한 그 에너지를 축척하려 한다.
이것이 다른 쪽으로 발현한 첫 경험.
사고 난 집 (事故物件)
이사를 하기 위해 부동산에서 받은 집자료를 보던 중 한 건물만 시세의 반도 안 되는 가격에 나온 것을 발견했다.
도심 한가운데에 집도 넓어서 바로 가보자고 했지만 부동산 직원은 살인사건이 있었다고 설명하며 상당히 꺼리는 눈치였다.
하지만 월세는 중요한 법.
일단은 보자고 해서 건물에 도착했다.
자세한 것은 묻지 않았고 엘리베이터로 도착한 순간.
숨이 막혀왔다. 엄청나게 기분 나쁜 ‘기’를 느끼며 통로를 거쳐 집으로 들어갔다.
현기증이 나며 매우 불쾌한 ‘기’를 느꼈다.
사건은 꽤 전에 났지만 아직 벽지도 뜯어진 상태로 청소도 다 해진 것 같았고 현관에 발을 딛었다가 돌아가자고 했다.
이후 조금씩 경험하게 된 것인데.
사람들 가운데 간혹, 살아있지 않은 것이 느껴질 때가 있었다.
이 느낌은 사고 난 집에서 느낀 위화감 있는 ‘기’와 같은 느낌으로 별로 신경 쓰지는 않고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충격적인 경험을 하게 된다.
겨울날, 헬스장을 가기 위해 자전거를 타고 하천이 있는 길을 달리고 있었는데, 있을 리가 없는 사람이 갑자기 시야에 들어왔다.
검은 천옷에 모자에, 나무로 만든 나막신(일본식 겟타)을 신은 백발의 단발을 한 이가 걷고 있었다.
겨울인데 반팔에 무엇보다 핼러윈도 아닌데 시대에 맞지 않은 옛날 옷이 의아했지만 무엇보다도.
살아있는 존재가 아님을 느꼈고 본능적으로 뒤를 따라가서는 안된다고 느꼈다.
하지만 필자의 가장 큰 문제(?)
호기심
얼굴을 보고 싶다는 충동이 본능을 앞섰고 천천히 자전거로 뒤를 밟기 시작했다.
그러던 5분 정도 뒤, 갑자기 그 ‘존재’가 뒤를 돌아봤다.
눈이 맞고 10초 정도 정적이 흘렀고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자전거를 옆으로 돌려 열심히 도망쳤다.
며칠 뒤, 필자에게 불길한 일이 일었고 상당히 고생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것이 그 ‘존재’를 봐서 일어난 것인지, 앞으로 일어날 불길한 일이 나쁜 에너지를 불러온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그중에 다행인 것은.
지금까지 살아있는 것이 아니라고 느낀 존재의 얼굴을 본 적이 없었는데 처음으로 볼 수 있었던 것에 후련함을 느꼈다.
하지만 봤으니 두 번은 사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