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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 시안 Jan 31. 2024

앨범제작을 하며 Part1

ep97

발매라는 개념이 시대에 따라 변하고 있지만, 필자가 느끼기에는 2010년 이후로는 10곡 이상이 들어가는 앨범을 발매하는 가수는 급감하고 한 두곡씩 발매하는 싱글앨범 발매가 일반적으로 되었다.


필자도 2011년 이후 정규앨범을 발매한 적이 없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변한 것일까?


1.CD가 팔리지 않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타이틀곡 한곡만 좋아도 CD를 구입해 주는 이들이 많았고 판매량은 곧 제작비로 이어졌다.

따라서 제작비를 확보한 제작자, 가수들은 예산을 들여 앨범을 발매할 수 있었지만 아이돌이나 마니아 이외에 CD를 구입하는 이들이 급감한  현재에는 디지털싱글발매가 일반적이 됐고 예산을 들여 여러 곡을 제작하기보다는 1곡만 발매하고 뮤직비디오에 예산을 투입하는 일이 일반적이다.

CD발매는 보통 한 번에 500장 이상 선제작을 해야 하는데 완판 되지 않으면 재고관리나 추가비용이 발생하는 골치 아픈 일이 늘어난다.


필자가 2017년 일본에서 발매한 싱글앨범의 재고는 아직도 여기저기에 남아있다……


2. 앨범을 구입하는 일이 드물어졌다.

우선, 한국 벅스뮤직이나 멜론을 선두로 시작한 월정액제라는 당시 최악의 시스템이 큰 몫을 했다.

가뜩이나 국내 시장에서는 곡당 단가가 세계기준의 1/4도 되지 않는 상황에서, 음악판매 사이트의 독단으로 최저시급도 되지 않는 금액을 내면 스트리밍으로 곡을 들을 수 있는 서비스를 실시했고 이를 시작으로 아티스트들의 권리를 보고하기 위해 다운로드를 고집한다던 애플뮤직도 결국 월정액서비스를 일반화시켰다. (당시 제작관계자들은 데모를 하는 등 상당한 반발이 있었다.)


정액제의 경우, 곡당 단가 10~30원 이하로 취미로 음악을 하지 않는 이상 도저히 제작비 환수를 하는 일은 불가능해졌고, 다운로드 형태를 유지하는 플랫폼에서도 앨범 곡당 선택을 할 수 있게 되어 타이틀곡만 구입하는 이들이 늘어남에 따라 10곡 이상 수록하는 앨범을 발매하는 의미가 더욱더 없어지게 되었다.


2000년 초반만 보더라도 한국은 곡당 500~600원, 일본은 곡당 2500원.

애플뮤직 기준으로는 3000원 정도로 한국에서 음원판매금액이 얼마나 저렴했는지 알 수 있다.

물가상승률을 고려해도 현재 한국의 곡당 음원판매금액은 별 차이가 없다.


하지만 유튜브나 영상 서비스의 발달로 유튜브가 모범적으로 음악재생으로 인한 저작권처리를 시작함에 따라 음악인들의 숨통이 조금씩 트이기 시작했고 현재의 앨범의 주수익이 앨범다운로드에서 영상재생으로 인한 저작권료로 바뀌었다.


필자의 경우는 2017년에 예산을 들여 CD발매, 프로모션을 강행했지만 이후 판매량으로 원제작비를 회수할 수 없었다.

이후에는 재고처리가 문제인 CD발매를 중지하고 디지털앨범으로만 2020년부터 다시 발매하기 시작했다.

제작비 절감을 위해 개인스튜디오에서 필수불가결한 장비만 갖추고 외부의뢰제작을 최소화했다.

2017년까지는 여러 곳에 예산을 투입했으나 2020년 이후는 믹스나 마스터링 과정도 전부 필자가 가진 시스템으로 해결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CD발매가 아닌 ‘디지털 마스터링’을 하게 되며 과거보다 청자들이 음질에 대해 둔감해졌기 때문에 가능한 이유도 적지 않다.


2023년에는 음원제작에 필요한 제작비를 어렵게 확보했는데, 문제는 뮤직비디오다.

음원제작에서는 어떻게든 최소화가 가능하지만 영상을 찍기 위해서는 곡당 음원 제작의 10배 이상의 비용이 소모되며 혼자 처리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또한 과거처럼 앨범 발매를 위해 활동을 중단하고 제작에만 몰두할 수 있는 것도 아니며 틈틈이 시간을 확보해 제작을 지속해야 한다.

때문에 음악을 직업으로 하고자 하는 분들이라면 이를 심각히 인지하고 시작하시기를 추천한다.


이런 문제를 생각하면 음악제작은 그만두는 것이 좋을 수 있지만, 뼛속까지 예능으로 채워진 이들에게는 그렇지 않다.

고생해서 발매한 자신의 음악을 누군가 들어주고 호평을 보내주는 감동을 잊을 수가 없다.


음악인들에는 내가 나를 표현하는 최상의 수단이 자신이 만든 곡이기 때문이다.

오늘도 집필이 끝나면 곡제작을 재개하러 가려한다.


*유튜브로도 콘텐츠 갱신중입니다.

https://youtube.com/@CAnVoiceTV


https://youtube.com/@CAnSub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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