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불안한 미래 앞에서

다가올 시간 속에서 마주하는 두려움과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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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날은 아무렇지도 않다가도, 문득 가슴 한쪽이 서늘해질 때가 있습니다.
창밖으로 흘러가는 풍경을 바라보다가, 지하철 창에 비친 내 얼굴을 마주하다가,
혹은 아무 말 없이 멍하니 앉아 있을 때.

그럴 때면 어김없이 마음속에서 조용한 목소리가 속삭입니다.

"나는 잘 가고 있는 걸까?"

미래는 아직 열리지 않은 문이고, 그 너머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 우리는 알 수 없습니다.
어떤 날은 그 알 수 없음이 설렘이 되기도 하지만, 어떤 날은 불안이 되어 발걸음을 무겁게 만듭니다.

하지만 멈춰 서서 불안을 들여다볼수록 깨닫게 됩니다.
우리가 이렇게 미래를 두려워하는 건, 그만큼 간절히 원하는 것이 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요.

미래를 생각하면 가끔 겁이 납니다.
지금 이 선택이 나를 어디로 데려갈까요? 지금 가고 있는 길이 정말 옳은 길일까요?

답을 찾고 싶어도, 그 답은 오직 시간이 흐른 뒤에야 알 수 있습니다.
우리는 매 순간 최선을 다해 나아가지만, 그 길이 어디로 이어지는지는 아무도 확신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때때로 불안에 사로잡히고, 혹시나 잘못된 길을 걷고 있는 건 아닐까 조바심이 들기도 하지요.

그러나 어쩌면, 아득하게만 보이는 목표, 닿을 수 없을 것 같은 꿈,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는 가능성들이, 사실은 아주 가까운 곳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도요.

우리는 길을 잃었다고 생각하지만, 그 길 끝에서 돌아보면, 그 길이 곧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었음을 알게 될 것입니다.

사실, 불안은 꼭 나쁜 감정만은 아닙니다.
미래를 두려워한다는 건, 그만큼 바라는 것이 있다는 뜻일 테니까요.

무언가를 원하지 않았다면, 어디로 가든 상관없는 삶이었다면, 우리는 이렇게까지 고민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는 기대하고, 꿈꾸고, 더 나은 내일을 바라봅니다.
그래서 불안해지고, 조심스러워지고, 가끔은 한 걸음도 떼지 못할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어쩌면 불안은, 우리를 멈추게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될 수도 있습니다.
소중한 것일수록 잃을까 봐 조심스러워지듯이, 우리가 불안을 느낄 때는 그만큼 우리의 삶을 더 깊이 고민하고 있다는 뜻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떤 날은 모든 것이 멀게만 느껴집니다.
내가 원하는 곳은 저만큼 먼데, 나는 아직 여기 서 있습니다.

그런데 문득 돌아보면, 언젠가도 같은 고민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때의 나도, 지금의 나처럼 너무 멀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때도 한 걸음, 두 걸음 나아갔고, 그 발걸음이 쌓여 결국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렇다면, 지금도 어딘가로 가고 있는 중일 것입니다.
나는 모를 뿐, 이미 한 발 한 발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중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조금 더 믿어 보기로 합니다.
내가 가고 있는 이 길을, 그리고 그 길 끝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을 나 자신을요.

지금 나에게 가장 먼 것이, 결국 나에게 가장 가까운 것이 될 테니까요.

미래는 아직 쓰이지 않은 페이지입니다.
그 위에 어떤 이야기를 채워 넣을지는, 오직 나만이 결정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불안할 때도, 흔들릴 때도, 나는 계속 걸어가려 합니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면, 일단 한 걸음만 내디뎌 보기로 합니다.

그 한 걸음이,
어쩌면 내가 원하던 길의 시작일지도 모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