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을 인터뷰해 보았다.

돌싱글즈를 보며 우리가 나눈 말들

by 결혼이즈웰


원래 남편이 생각하는, 결혼생활에 대한 솔직한 인터뷰 글을 써보려 했지만, 기회가 닿지 않았다.

그런데 엊그제, 예능 <돌싱글즈>를 보며 자연스럽게 주제를 꺼낼 수 있었다.

방송에서는 ‘외도’를 사유로 이혼한 사연이 소개됐다.


사실, 우리는 불과 몇 주 전까지만 해도 매일같이 이혼 이야기를 나눴다.

처음엔 여름이 시작되던 시점이었는데, 어느새 여름이 무르익었다.

그 사이 우리 사이도 잠시 숨을 고른 듯하다.

이젠 내 안에 마지노선이 확실해졌고, 사소한 다툼으로 감정을 소비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방송을 보다 남편이 드물게 먼저 입을 열었다.

평소에는 말수가 적은 그가, 외도 얘기엔 격분한 표정으로 말했다.


남편:

“나이 먹고 스스로한테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시간과 돈을 들여가면서 굳이 다른 사람 만나서…

나는 외도하라 그래도 하고 싶지도 않을 것 같아.”


:

“근데 새로운 사람이랑 설레고, 데이트하고 키스하고…

그런 게 즐거워서 외도하는 사람들도 있잖아?”


남편:

“그건 그냥 짐승이지.

많이 봐줘도 20대 혈기왕성할 때 이야기지.

30 넘어서 단순한 욕망으로 가정을 버린다? 말도 안 돼.

주말부부라고 해도 하고 싶으면 아내 보러 가면 되잖아.”


그렇게까지 정색하는 그를 보며, 오히려 의심스러워졌다.

너무 오버하는 거 아닌가? 혹시 지금 숨기고 있는 게 있어서 그런 건가?


나:

“그러면 그 누구든 스킨십도 싫고 그냥 가만히 두라는 거야?

아니면 와이프랑 가정이 소중해서 그런 거야?”

(너무 답을 정해놓은 질문일지는 모르겠지만 요즘 그의 행보를 봤을때는 전자도 가능성이 있어보인다)


남편 (민망한 얼굴로):

“와이프를 사랑하니까 그렇지…”


나:

“그래, 뭐가 됐든 우린 바람은 피지 말자.

만약에 오빠가 바람 피면 나는 법대로 안 해.

그냥 회사 찾아가서 전 직원들한테 다 말할 거야.

사회적으로 먼저 매장시켜놓고, 법은 그다음이야.”


남편:

“…응.” (급 차분해진 목소리)


사실 나는 요즘 남편이 생각하는 결혼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듣고, 써보고 싶었다.

오늘 그 시작이 우연히 <돌싱글즈>였다는 게 묘하게 잘 어울리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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