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시즌 1을 마무리하며, 오늘의 고양이 기록

글의 주인공 / 짠노, 마고, 루루, 루나, 귤, 밤, 엄마냥이, 억울이

by 하얀 연


오늘의 주인공들!

짠한 노랑이마고 (얼굴만 마른 고양이의 귀여운 줄임말) 커플,

루루루나 커플, 귤밤 커플, 엄마냥이, 그리고 억울이까지 총출동입니다.



본격적인 이야기에 들어가기 전에 —

오늘 챙겨간 간식을 먼저 공개합니다!


간식이란 게, 무엇을 주느냐가 정말 중요하잖아요?

지금껏 간식 줬어요! 하고 말만 했지,

정작 어떤 간식이었는지는 한 번도 제대로 알려드린 적이 없더라고요.


저희 집고양이는요,

저를 만나기 전부터 이미 왕묘의 삶을 살았던 고양이라

입맛이 아주 고급지고, 까탈스럽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아픈 뒤로는 몸이 많이 약해져서,

예전에 그렇게 좋아하던 사슴고기 간식도, 오골계 고기도 전부 금지!

지금은 오로지 사료와 물만 먹는 처지가 되어버렸어요...


그래서,

브라질 여행 가서 야심차게 사온 소고기 간식은 루루가 싹 다 먹어버리고, 미국에서 들고 온 칠면조 간식은 엄마냥이랑 억울이가 지난 한 달 동안 싹쓸이했답니다.


결국 내 고양이 주려고 공수해온 프리미엄 간식들은 예쁜 동네 아이들에게 돌아가고 말았네요!


오늘은, 며칠 전에 주문한 열빙어맛 촉촉트릿과 우리 집 간식 서랍 속에 잠들어 있던 챠오츄르조공스틱 몇 개를 챙겨 나갔어요.







동네에 도착하자마자 반가운 얼굴들이 저를 맞이해줬습니다.

바로바로 짠한 노랑이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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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둘, 묘하게 저를 대합니다.

제가 야옹~ 하고 인사하면,

두 녀석도 똑같이 야옹~ 대답하며

쪼르르 다가옵니다.


그런데 말이죠.


딱 두 걸음 앞까지만 옵니다.

거기서 멈추고 절 빤히 쳐다봅니다.


열빙어 간식을 꺼내자,

마고가 제일 먼저 다가와 냄새를 킁킁...


...그러더니 뒤로 살짝 물러섭니다.


그 틈을 놓칠 리 없는 짠한 노랑이!


멀리서 코를 벌렁벌렁거리다,

마고가 외면하자

이건 내 거다! 싶었는지

전속력으로 달려와 열빙어를 앙!




그리고는 어디 숨을 새도 없이 구석으로 슝~

아주 성실하게, 한 점도 남기지 않고 다 씹어먹어버립니다.


그리고 짠한 노랑이는 다시 저에게 돌진!

이번엔 츄르를 더 가까이서 받아먹습니다.


옆에서 마고는 그 모습을 갸우뚱 바라봅니다.

- 그 이후, 마고는 조공스틱을 아주 잘 먹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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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모든 간식을 쓱싹 해치운

짠한 노랑이가 어디 가나 했더니


세상에, 담을 넘어 급식소로 향합니다!


그리고는 무려 10분 동안

꼭꼭 씹어 밥까지 다 챙겨먹는

놀라운 근성 보여줬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명장면...


짠한 노랑이가 다시 집으로 돌아가려는데

이번엔 몸이 무거워졌는지

담을 뛰어서 못 넘고,

골목을 빙 돌아 걸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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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짠한 노랑이가 슬금슬금, 잔뜩 긴장하며 지나간 골목엔

루루루나 커플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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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루루는 가끔 자기 구역을 벗어나

짠한 노랑이네 집 주변까지 순찰을 오곤 하는데요

둘이 마주치면 싸우진 않아요.


대신, 멀리서 서로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아주 묘한 긴장감을 유지합니다.

가까이도 안 가고, 말도 안 하고, 그저 눈빛만.

한참을 그렇게 대치하다, 루루는 다시 조용히 자기 자리로 돌아가곤 해요.


동네 고양이들의 얼굴 사이즈로 보면

짠한 노랑이루루가 얼굴이 제일 큽니다.


그래서 혹시 둘 중 하나가 이 동네 대장냥이 아닐까? 생각해봤는데

짠한 노랑이는 조용하고 낯가리는 순둥,

루루는 사람 좋아하고 야옹도 하악질도 능숙한 성격파...


그래서 제 추측으론 루루가 살짝 더 윗냥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아무 근거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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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심스레 다른 골목을 지나 걷는데 귤이밤이가 저를 알아봅니다!

소리도 안 냈는데 눈이 딱 마주치자 슬금슬금 나와서 절 바라보더라고요.

둘 다 몸집이 작아 어려 보이는데,

그래서인지 이런 간식을 자주 못 먹어봤을 것 같아서 열빙어를 보여줬죠!


귤이는 열빙어를 발로 톡 건드려보다가 갑자기 놀라서 펄쩍!

반면 밤이는 눈이 동그래지더니, 그 맛을 좋아하는지 신나게 냠냠.


열빙어 두 마리를 순식간에 쓱싹 해치우는 밤이...

이렇게 잘 먹는 건 처음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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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냥이억울이 쪽으로 가는 길,

루나를 또 만났습니다.


기지개 켜는 모습이 정말 예술이에요.


루나는 요즘 딱딱한 건 안 먹고,

간식도 잘 안 받아요.


혹시 구내염 초기가 아닐까 싶어

하품할 때마다 슬쩍 살펴보는데,

눈으론 확인이 어렵네요.


요즘 츄르만 조금씩, 천천히 먹습니다.

날이 더워서일 수도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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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어쩐지 느낌이 와서

밑을 들여다봤더니,


역시나! 엄마냥이가 있었습니다.


매번 만나도 친해지긴 어려운

예쁜 엄마냥이에게는,


좋아하는 그리니즈 트릿

살포시 건넸어요.








마지막은 억울이!


멀~리 있어도 저는 한눈에 알아봅니다.

신기한 건, 억울이도 저를 알아보는 듯 눈이 마주치자

정말로! 온 동네가 떠나가라 야옹! 야옹! 외치며 달려옵니다.

갑작스러운 돌진에 깜짝 놀랐지만... 그 순간이 너무 귀여웠어요.


제 옆에 지나가시던 분이 고양이가 어딨어요? 하며 한참 찾으셨는데,

억울이가 뛰어오자 정말 놀라시더라고요.

아니, 저걸 어떻게 봤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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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이는 제 목소리를 기억하는 것 같아요.


혼자 다니는 아이인데,

요즘 유난히 눈에 밟히고 마음이 가네요.


제 일터와도 가까워 자주 마주치고,

저희 고양이랑 무늬도 닮아서 그런가 봐요.


오늘도 열빙어와 츄르를

맛있게 먹은 멋진 억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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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알아가는 아이들의 특징들이 있는데,

오늘은 억울이와 밤이는 말린 생선류를 무척 좋아한다는 걸 새롭게 알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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