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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깡지 Jan 20. 2023

성향과 기질-그리고 '팀'

직장맘의 육아일기

가끔 엄마들과 이야기 할 때 자신의 아이들의 성격이나 성향에 대해 걱정하는 경우를 본다. 너무 활발해도, 너무 내성적이어도 부모 마음에는 여러 생각이 드는 거다. 

나도 그런 마음이 이해는 간다.

그런데 사회생활한지 10년, 20년 넘어 가면서 30년 가까이 가니 걱정이 덜 된다. (이런.. 30년이라고 쓰니 진짜 너무 늙은 기분인데?)  

우리가 살아가면서 나 홀로 '독야청정'하는 경우가 얼마나 될까? 정말 누군가와 얽히기 싫은 사람도 소소하게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산다. 특히 사회생활 (여기서 '사회'란 '직업'이나 '일'에만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집단생활 모두를 말함) 할 때 '팀'으로 일을 하는 경우가 많다. 

엄마들의 걱정인, 내 아이의 성향이나 성격은 사실 이런 생활을 할 때, 남들과 잘 어울릴 수 있을까부터 좀 더 욕심을 내자면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까, 인기가 좋으면 좋겠다 등 일 텐데..나의 조언은 '아무 걱정 말라'는 거다. 

처음 사회 생활을 할 때는, '저런 사람이 어떻게 사회생활을 하나?' 이런 생각이 드는 사람을 종종 봤었다. 그런데 사회에서 원하는 사람은 '완벽'한 사람이 아니다. 그 사람의 어떤 능력이 필요한 것이고 대게 보편타당한 상식선에서의 인성이나 배려 정도만 있으면 된다. 만약 누군가 성격이 모가 좀 나 있어도, 성향이 좀 특별해도 이를 모듬어주는 사람이 대부분 있다. 설사 없다손 쳐도, 그래서 그 조직 내 트러블을 일으켜도 그 당사자도, 그를 둘러싼 사람들도 많은 걸 배우고 이를 통해 학습이 된다. 

사실 '성향'이나 '기질'은 어지간 해서는 절대 바뀌지 않는 다는 걸 알기에 이런 경우 서로 조심하기도 하고 때에 따라서 적당한 관계맺기를 위한 요령도 터득한다. 

어떻게 보면 우리는 평생을 두고, 인간과 인간과의 '관계'에 대해 배우는 셈이다. 

부모 입장에서야, 내 아이가 어디를 가도 아무 문제 없이 잘 생활했으면 좋겠지만 그런 훈련기간은 학창시절에 완성되는게 아니라는 거다. 

재미있는 건, 여러 기업들을 돌아 다니며 프로젝트를 하다 보면 기업 별로 직원들의 '성향'이 참 비슷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비슷한 성향의 사람을 뽑아 그런가 했는데, 그 말도 틀린 건 아니지만, 교육의 효과도 크다. 기업에서 실시하는 교육과 기업문화에 점점 젖어들어 사람들이 어느 정도 비슷해 지는 것 같다. 

어찌되었건 정말 유별난 성격이라 해도 큰 걱정 안해도 된다. 

그리고 그 '팀'이라는 거..

사실 '좋은 리더'를 만나면 best이긴 하다. 

나의 작은 소견으로는 세상에 불필요한 사람은 없다. 

단지, 그 사람이 '적시적소'에 있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다. 

분명 트러블 메이커인 사람도 그 사람이 있어야 할 곳에서 그 사람의 능력을 발휘할 일을 하면 아무 문제가 없어진다. 

때로는, 어떤 리더와 일하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역량 발휘나 관계정립이 되기도 하는데, 훌륭한 리더는 멤버들의 장점과 단점을 빨리 캐치하고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보완해 주는 역할을 정말 잘한다. 바로 그 '적시적소'에 팀원을 잘 배치한다. 그런데 이런 리더 만나는 건 쉽지가 않기 때문에 가끔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는 경우'도 생긴다. 

하지만, 반복적으로 하는 이야지지만 

기본 성향은 죽어도 안바뀌지만, 분명 사람은 '학습'이라는 걸 하고 '팀'이라는 건 어떤 형태로든 서로 보완을 해 준다. 

그래서 아이들이 학교에서 모둠활동, 팀 활동, 동아리 활동 하는 것에 대해 나는 적극 찬성이다. 그리고 내 아이가 좋은 팀에만 있는 건 바라지 않는다. 그렇게만 활동하면 분명 사회생활할 때 '대처능력'이 떨어진다. 정말 다양한 성향의 친구들과의 또래 집단에서 여러 상황을 다 겪어 봐야 아이들도 성인이 되었을 때 좀 더 융통성있게 행동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숨겨진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는 경우도 있다. 나이가 들 수록 리더십을 발휘하는 경우가 그렇다. 

션도 가끔 동아리나 모둠 활동 할때 힘들다고 할 때가 있다. 팀원들 관리 때문에... 그럴때 나의 경험을 십분 살려 조언해 준다. 

예를 들자면, 성향이 너무 쎄고 자기 주장이 강한 팀원이 팀 결속력에 방해가 될 때는, 그 아이를 따로 만나 그 아이의 장점에 대해 인정하고 거기 맡는 역할을 하나 맡기면서 그 아이에 대한 신뢰를 충분히 보여주고 미팅 전 미리 몇가지 양해도 구해 보라고 한다. 

이런 성향의 아이들 역시 어디에나 있기 마련인데 어떨때 보면 리더에게 무조건적 반항을 하는 거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자신을 인정해주고 믿어 주면 의외로 큰 조력자가 되기도 한다. 

재미있는 사실 중 하나는,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어느 정도는 맞다. 

프로젝트 다니면서, 임원들 부터 신입직원들까지 만나보다 보면 확실히 임원, 부서장, 팀장 등 무언가 "조직의 수장"을 하는 분들은 남다르다. 처음엔 역시 저런 능력이 있으니 이 자리를 맡았지라고 생각했는데, 세월이 흐르면서 내가 아는 사람들이 그런 자리 맡으며 그들의 행동변화를 보니 "자리가 사람을 만드는 것"도 맞는 것 같다.

그래서 학창시절이건, 또 다른 모임에서건 무언가 역할을 맡아 보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고 한거다. 귀찮고 힘든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로 인해 얻는 것도 예상 외로 많다. 

 다시 원래 이야기로 돌아와서, 아이가 어릴 수록 우리 부모들은 걱정이 많다. 이렇게 활발해서, 이렇게 소심해서, 또 너무 눈치없어서 등등.. 

걱정할 거 하나 없다. 

오히려 우리가 어떻게 잘 살지 고민하자. 

나이가 들수록 "내 경험"에 근거해서 "섵부른 판단"을 하고 "더 이상 변화"를 싫어하는 그런 고리타분한 사람이 되어가고 있는지 뒤돌아 보자. 

아이들은 자라면서, 사회생활 하면서 

"자기 살 궁리"를 "자기 스타일"대로 하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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